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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츠키미(月見)

 

9월 들어 슈퍼에 가면 쯔키미단고(月見だんご)를 판다. 뭔가 또 특별한 날인가? 슈퍼를 가는 재미중에 하나가 이렇게 때만 되면 그에 어울리는 이름의 모치(もち,떡)가 판매된다는 것이다. 맛이야 거기서 거기지만(너무 달아서 한개만 먹어도 질린다) 외국인인 나에게는 그 시기에 무슨 행사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자극제가 된다. 모치를 통해서 전통을 알아간다는 것이 조금은 우습지만,  전통과 상술의 절묘한 조화에 속으로 혀를 내두른다. 어찌 보면 자기는 별로 사고 싶지 않아도 주위의 분위기가 사지 않으면 안되도록 조성되기에 부담없는 가격의 작은 포장의 것을 산다.

츠키미단고 : 깨,콩,쑥을 사용한 경단

그러다 보면 한번쯤이라도 다시 한번 전통 행사에 눈을 돌려보기도 하고... 소비자의 마음이 이러하니 상인의 입장에선 크고 양이 많은 포장 보다는 얼른 손이 갈 수 있는 크기의 포장을 한다. 또한 자신의 가게가 계속해서 번창하기 위해서는 때에 어울리는 모양의 모치를 만들어 전통의 계승이라는 명목하에 선전을 한다. 그러나 이런 상인들의 행태가 얄밉게 돈만 밝히는 것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들 나름대로 상품의 맛과 질, 모양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기 때문이다.

동네 수퍼마켓에서 매년 팔던 츠키미 단고. 흰 찹쌀떡 위에 단팥을 얹었다.

지불한 돈 만큼의 상품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쇼핑의 즐거움이 있다.  우리에게 추석이 조상에게 그 해 수확에 대한 감사를 드리는 것이듯이, 일본도 음력 8월15일에 "月見", "中秋의 明月"이라는 행사를 통해 가을의 수확제를 가진다. 그렇다고 거창한 의식이 아니라(유명한 神社에서는 月見祭를 한다) 각 집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날 밤에 화병에는 갈대를 꽂고, 떡( 子,だんご)과 알뿌리 채소, 배 등을 마련해서 마당 쪽에 있는 좁은 마루에 얹어 놓는다.

그리고 그곳에 앉아 둥그렇게 뜬 달을 구경하기. 조상을 위로하고 감사드리는 행사는 8월 오봉 때에 하고 9월은 달 구경을 한다고나 할까... 우리와 같은 농경 문화를 가졌기에 대부분의 행사가 비슷하게 이루어지지만 일본은 明治5년(1872년)에  이제까지 쓰던 음력에서 양력으로 모든 행사의 날짜를 바꾸었다. 그래도 습관이란 것이 남아 달 구경과 더불어 수확에 대한 감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이루어진다. 이때에 재미있는 풍습으로는 좁고 긴 마루에 놓아둔 떡을 이웃집의 어린이가 긴 작대기로 몰래 찍어서 훔쳐 먹어도 혼내지 않고 모른 척 한다. 이는 공양한 떡이 없어지면 달님이 먹었다고 생각하여 吉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별로 어린이들의 군것질 거리가 없던 시절, 그들의 즐거움과 배고픔을 충족하게 함으로써 일종의 보시를 유도한 풍습이 아닐까? 둥그렇게 꽉 찬 달님과 같은 여유있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지금이야 사방에 조명이 너무도 휘황찬란해서 보름달이 떠도 음~ 달이 떴구나 하는 정도로 무심히 넘기지만 그 옛날에는 밤에 제일 빛나는 것은 달이었기 때문에 그 찬란함을 즐기는 행사에 다들 선한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참 츠키미라는 단어는 우동집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메뉴판을 보면 츠키미 우동 또는 츠키미 소바가 빠지지 않고 나와 있다. 月見우동?? 뜨거운 우동에 날계란을 넣고는 노란자위는 달, 우동국물에 조금 익어 하얗게 된 부분은 구름이라나....(2000. 6.5)

 

 

 

*** 참고
2003년 9월 어느 날, 집 근처 쇼핑센타에 가니 그릇을 파는 진열대에 츠키미를 위한 장식품이 있었다.
하얀 토끼, 흰 찹쌀떡 등을 비단 천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그 아래에는 토끼 그림이 있는 그릇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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