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에..

 

holland_back.gif

Home

여 행

생 활

 

3월 3일 히나마츠리

 

1997년 2월말에 있는 꽃꽂이  강습에 갔는데   그 날의 주제가 히나마츠리(ひなまつり)였다. 선생님이 무어라고 설명을 하셨지만 일본어를 배우는 첫 단계의 나로서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단지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그대로 따라할 수밖에...
흰색,노란색,분홍색의  꽃으로  케익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복숭아 꽃이 달린 가지를 꽂고 그 옆에 작은 남자 여자의 인형을 얹어놓았다.     이렇게 만든 작품을 집에 들고 와서는 탁자 위에 두긴 했는데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 끝이 없었다.

그리고 이 때 쯤  슈퍼에 가 보니   분홍색의 떡이나 과자를 많이 팔고 있었다.   역시 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전통 행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여자 아이들을 위한 행사라고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에는 5월5일 어린이날 하나뿐이지만 일본은 3월3일이 여자 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   5월5일은 남자아이를 위한 어린이날, 이렇게 두 번의 행사를 치른다.  원래는 헤이안시대(平安時代,794~1192)의 초기부터 어린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식이 있었는데,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1336~1573)에 들어와서 節句중의 하나인 3월3일로 되었다. 그리고 여자아이를 위한 마츠리로 된 것은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7) 부터이다.   이때 이런 궁궐 안에서 하던 풍습이 서민에게도 퍼졌으나 실제적으로 서민이 예쁘게 장식된 인형을 사기는 메이지시대(明治時代,1868~1912)부터라고 한다. 그 옛날에는 어린이의 사망률이 높았기에   부모들의 애절한 소망을 담은   이런 의식이 千年이상의 시간을 두고 계속 이어져왔는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7단 장식

그래서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無事成長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히나닌교(ひな人形)을 장식하기 시작해서 결혼할 때까지 매년 이 날이 되면 건강한 성장을 축복한다.  이 인형은 10~20일 전에 상자에서 꺼내서 장식하고 이 날이 지나면 바로 치운다. 만약 늦게 치우게 되면 자신의 딸이 늦게 결혼을 하거나 아예 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의식의 의미는 이렇게 좋으나 이 인형을 장만하기에는 대단한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작은 집에 보관하기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제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7단의 장식은 대부분 부자 집에서나 할 수 있는 것. 京都에서 만든 옆 사진의 7단이 세일(히나마츠리가 끝난 후)해서 약 6만엔 정도이다.    

물론 백화점에서 전시판매하는 정교한 상품은 보통 50-100만엔!!!  이러니 이런 장식이 없는 집도 있고, 인형 2개만 (요새는 전통 모양의 인형도 있지만 헬로우키티의 고양이나 스누피의 개 모양의 인형도 있다.) 간단하게 사서

간단한 장식 (2002년 봄 상품)

놓아두고, 이 날을 위한 특별한 떡인  히시모치(ひしもち, 우리나라의 무지개떡과 같이 흰 색과 분홍색이 3단 정도로 쌓여져 있다)와  과자류( ひなあられ, 히나아라레라고 해서 쌀튀김 과자인데 이것도 흰색과 분홍색으로 된 방울같은 과자),  그리고 꽃이 달린 복숭아 나무가지를 사서 화병에 꽂아둔다.  

찹쌀 과자인 히나아라레

사쿠라모치

이 때쯤이면 벚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이름을 딴 모치가 슈퍼에서 판매된다. 사진에 보이는 모치는 간사이(關西)지방에서 주로 만드는 형태이다. 안에는 팥소가 들어있고, 겉은 알갱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거칠게 빻은 찹쌀 가루로 만들었다.사진에 보이는 젤리는 이 날이 되기 전에는  정가에 팔다가 이후에  세일을 하기 때문에 한번 사 보았다.  맛이야 설탕 맛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렇게 무슨 때만 되면  여러가지 모양과 색깔의 젤리와 과자가 판매되기에  하나씩 사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화사하게 장식된 인형과  분홍색의 복숭아 꽃,  노란색의 유채꽃(나노하나,なのはな)이  백화점과 슈퍼에서 보이면  드디어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봄바람에 왠지 가슴은 두근거리고...

 

 

*** 참고

히나인형을 위의 사진에서도 보면, 남자인형이 왼쪽에 있는데( 인형 입장에서 보면 여자 인형의 오른쪽), 이렇게 인형이 놓여진 것은 쇼와(昭和, 1926-1989) 천황의 즉위식 이후, 토쿄의 인형 가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 교토식의 전통적인 위치로는 남자 인형이 오른쪽(인형 입장에서는 여자 인형의 왼쪽)에 있어 왔는데,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서양식으로 남자가 왼쪽에 있는 것이 존중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퍼진 것이다. 실제 쇼와 천황도 그렇게 즉위식을 하게 되었고... 정치적이나 문화적으로 토쿄의 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 증거라고나 할까... 그 이전까지의 오랜 역사를 두고 수도였던 교토는 자존심 상하고... 그래서 지금까지도 가게마다 인형의 위치가 다른 곳이 있다.

 

  Home   여 행   생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