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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히키(水引)의 예술 유이노오힝(結納品)

 

선물 포장에서 이미 소개된 "미즈히키(水引)"가 종이 공예로서 그 화려함과 섬세함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이 있다면 "유이노오힝(結納品)"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N아줌마와 백화점을 구경을 하다가 맨 위층에 있는 선물용품을 파는 매장(주로 결혼과 관계된 상품들만을 취급한다. 답례품이나 유이노오힝 등)을 둘러보는데 이 유이노오힝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유이노오힝 7점으로 가격이 68000엔이다.

색깔만 보면 금, 은, 빨강, 초록 등 원색이 너무 현란해서 전혀 우아해 보이지 않는데, 하나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느다랗게 꼰 종이 끈(紙捻,코요리)으로 거의 완벽하게 나타내고자 하는 형상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나 신기한 듯이 보고 있으니 아줌마가 결혼할 때 양가 집안에서 서로 보내는 물건이라고 한다.

우리와 비슷하게 일본에서 "혼례(婚禮)"는 세 부분의 의식(儀式)으로 나뉘는데, 약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이노오(結納)", 그리고 당일의 "혼례"와 "피로연(披露宴)"이 그것이다. 유이노오 의식은 결혼식 6개월 전부터 늦어도 3개월 전 안에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신랑측으로부터 사주단자(四柱單子)를 받고,  예단(禮單, 禮緞)을 서로 교환하는데, 일본에서는 몇 가지 상징성을 띤 물건과 돈을 신랑측에서 신부측에게 전달하고 신부측은 답례로 작은 정성을 보인다.   

그 몇 가지 물건을 "유이노오힝(結納品)"이라고 하는데, 기본이 9품목이지만 조금 줄여서 할 때는 7, 5, 3가지로 품수(品數)는 나누어 딱 떨어지지 않는 홀수로 준비한다.  왜냐하면 부부의 연(緣)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음에서...

물건의 명칭은 일본 각 지역의 풍습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나 형식은 대개 비슷하다.  기본 9가지 품목을 살펴보면,  ①노시(*斗)- 얇게 펴서 말린 전복을 놓고 그 위에 부부의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의미로 미즈히키로 만든 학(鶴)을 장식한다. ②코소데료오(小袖料)- 예전에는 예복을 보내서 생긴 말인데, 지금은 간단하게 유이노오킨(結納金)이라고 해서 평균적으로 100만엔 정도를 봉투에 넣고, 그 위에 장수와 건강 그리고 영원한 초록색처럼 번영하라는 의미로 소나무(松)를 장식한다.   ③타르료오(太留料)- 원래 잔치에 쓰기 위한 술을 담은 나무통을 말하는데 지금은 작은 나무술통 모양의 장식과 돈을 조금(2-3만엔) 넣는다. 그리고 그 위에는 절도와 결백을 나타내는 대나무를 장식한다.

④코토부키스르메(壽留女)- 말린 오징어. 씹으면 씹을수록 맛을 느끼므로 그런 의미로 사이가 좋은 부부가 되기를 기원하기도 하고 신부가 현모양처가 되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또는 말린 오징어가 보존이 오래 되는 것처럼 두 사람이 살면서 먹는 것에 걱정이 없도록 기원하는 마음도 있다. ⑤콘부(子生婦)- 말린 다시마. 자식을 잘 낳기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한다.   ⑥토모시라가(友白髮) 또는 타카사고(高砂)- 부부가 흰머리가 되도록 같이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마(麻)로 만든 흰 실을 준비하거나 노부부(老夫婦) 인형을 놓는다.

⑦스에히로(末廣)- 흰 부채인데, 부채를 펴서 손에 쥐면 끝 부분이 넓게 펴지는 것처럼 행복한 가정의 번영을 기원한다. 그 위에는 거북이(龜)를 장식한다. ⑧마츠우오료오(松魚料)- 카츠오부시(가다랭이를 말려서 얇게 져민 것). 예전에는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선물했으나 지금은 돈(2-3만엔)으로 대신한다. 이 위에는 인내를 뜻하는 매화를 장식한다. ⑨유비와(結美和)- 약혼 반지이다.

사실 이렇게 9가지 품목을 다 준비하려면 큰돈이 들기 때문에  3 품목만 넣어서 약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유이노오킨(結納金, 돈)과 노시(*斗) 그리고 스에히로(末廣)만이 들어간다.  이렇게 준비된 유이노오힝을, 좋은 날(달력에 大安이라고 쓰인 날로 일본에서의 吉日)을 잡아 오전 중에 나코오도(仲人, 식을 중개하는 사람)가 신랑의 집에서 받아서 신부의 집으로 가져간다. 신부의 집에서는 이 것을 받아서 방의 한 편에 있는 토코노마(床の間)에 놓는다.

그리고는 "유이노오카에시(結納返し)"를 나코오도를 통해서 신랑 측에 보낸다. 이 것은 약식처럼 3품목만 들어있고 돈은 약 30만엔을 넣는다.  어찌 보면 신랑 측으로부터 돈을 더 받기 때문에 신부를 파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로 보면 조금 부럽다.    우리는 예단을 보낼 때,   어차피 결혼하면 신부에 대한 대우는 거의 같은데 뭐가 부족해서인지는 몰라도  대개 신랑 측보다 신부 측에서 더 돈을 들이는 풍습이니...

유이노오카에시. 가격은 20000엔이다.

유이노오힝을 전달하는 과정은 기본이 이렇지만 신랑이 가져가기도 하고,  양가 집안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신부의 집에서는 받은 유이노오힝을 결혼식 전까지 토코노마에 진열해 놓았다가 식이 끝나면 먹을 수 있는 것은 먹고,   나머지는 정월(正月)에 장식할 물건으로 고쳐서 보관하거나, 그대로 신사(神社)에 돈을 내고 보관을 의뢰한다.    

참고로, 이런 화려한 유이노오힝을 준비할 정도로 결혼에 대해여러 가지 준비를 하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 비용이 평균적으로 630만엔 정도 든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대개 자기 집을 보유하거나 아니면 월세이기 때문에 신혼살림집에 들어가는 돈은 보증금 조금과 월세뿐이고 의상, 피로연, 부케, 답례품, 신혼여행 등에 쓰여지는 비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월급만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찌 보면 호화판인 이런 결혼식을 자기 힘으로 치르기가 힘들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도 바라기 힘든 경우, 아주 간소하게 하거나 아니면 뉴우세키(入籍)라고 해서 호적에 이름만 올리고,  사진관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 기념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하게 된다. (2001.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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