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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의 원조 화가  카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

 


대표적인 풍경판화(風景版畵)로 富嶽三十六景(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36장면의 경치) 중에서 神奈川沖浪裏이다. 지금의 가나가와현의 어느 바다를 그린 것으로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파도의 표현이 유명하다. (東京都江戶東京博物館)

일본의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7) 초기부터 시작되어, 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우키요에(浮世繪, 서민의 풍습을 그림). 이 우키요에는 서양으로도 흘러 들어가 그 시대의 미술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며, 당시의 유명한 화가로인 카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齎 1760-1849)는 서양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The Life라는 잡지에서 지난 1000년 동안 인류를 위해 뛰어난 업적을 쌓은 사람을 100명 뽑았는데, 그 중에 호쿠사이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어느날 이 사람의 작품에 대해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우연히 생겼다.

나가노현(長野縣)의 시부(澁)온천에서 쿠사츠(草津)온천으로 가는 길(국도403번)에 오부세(小布施)라는 마을로 들어서니,

조용한 동네에 어느 한 곳만 관광객들이 북적거리고 얼핏 "호쿠사이관(北齎館)"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어? 그 호쿠사이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화가였는지 봐야겠지 라는 생각으로 500엔씩 주고 들어가니, 아담한 건물에 그림 몇 점이 아담하게 걸려있었다. 이런 미술관인지, 기념관인지 하는 건물이 이 곳에 있어서, 나는 카츠시카 호쿠사의 고향 쯤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생애에 거의 90번 정도 거처를 옮겨 다녔는데, 그 중의 한 곳이며, 이 동네에도 몇 점의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그래서 세워진 기념관.

뭐 어찌 되었건, 여러 분야의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참으로 다양한 상상력을 가진 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호쿠사이 만화(北齎漫畵)" 책이었다. 만화라... 당시에 만들어진 만화는 지금의 만화와 달라, 책 한 권이 전부 한 이야기로 이어져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小布施마을의 北齎館이라는 기념관에 전시된 미인도(美人圖) 족자. 카츠시카 호쿠사이는 화가로서 다양한 그림들을 그렸다.

서민들의 생활이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었다. 내 생각에 왠지 그 오래 전의 화가들은 대개 족자나 병풍 그림이나 그리고 있었다고 마음대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니 신선한 충격이다. B5 정도 되는 크기의 종이에 그릴 생각을 하다니... 그리고 어떻게 이걸 다 그리고 있었는지...

사실 당시에는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판화(版畵)가 발달했기 때문에, 큰 그림이건 작은 그림이건 수요가 있는대로 찍어 내었다고 한다. 서민을 주제로 한 그림이므로, 서민들이 볼 수 있기 위해서는 판화(黑白, 多色)로 대량 생산해야 했던 것이다.   너무 많이 시중에 나돌다 보니 어떤 것은 가치가 떨어져 서양으로 수출하는 도자기의 포장 용지로 사용되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대충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그림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


TV의 한 장면으로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초상화 일부.

그러던 어느 날 또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보니,  전에 인상파와 루이뷔통 가방에 대한 내용을 방영한   "예술을 사랑하며(藝術に戀して!)"라는 프로가 막 시작하는데, 제목이 "호쿠사이와 일본 만화(北齎と ジャパニメ-ション, 쟈파니메이션, Japan과 animation의 일본식 합성어)"라는 것이다. 이게 웬 떡!

현재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사고방식이 담긴 만화가 세계를 제패하였다고 말한다. 유명 영화제에서 상을 타고, 각국에서 어느 만화 영화를 방영하고 있으며, 그 캐릭터 산업으로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파도를 찍은 사진과 그림의 비교로 거의 똑같다.

사실 나 개인으로 보아도 어려서부터 보아 온 만화는 거의 일본 만화책, 영화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만화책들도 어딘가 일본을 베낀 것 같은 분위기였고. 그래서 "만화=일본"이라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어느덧 자연스럽게 여겨진 만화(책)의 여러 기법이, 실제로는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만화책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프로에서는 우선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그림의 대상을 바라보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의 시각이 1만분의 1초를 포착하는 카메라와 같다는 것이다.

보통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해서 그리는 능력. 그의 대표작으로 먼저 떠오르는 富嶽三十六景 중에서 神奈川沖浪裏의 파도 모양을 보통 사람은 그리기 힘들다고 한다. 특수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 파도의 끝 부분이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며 무수한 물보라가 튀는 순간이 보인다. 이것을 그리기 위해 몇 년간을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를 계속해서 바라보며 연습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런 "순간 포착"의 그림을 그리다 보니, 사물의 더욱 상세한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진이 좀 검게 나왔지만, 효과선을 일부러 없앤 현대
만화의 일부로 주인공의 동작이 어딘가 단조롭다.


주인공 옆으로 검은 선(효과선)을 많이 그려 넣으니
움직임이 힘있고 빠르게 보인다.

호쿠사이 만화(北齎漫畵)에서는,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의 움직임을 자세하게 표현해도 어딘가 한계를 느꼈는지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효과선(* 果線, 빠른 움직임을 나타냄)"과 "코마와리(コマ割り, 칸을 나누어 시간의 경과를 나타냄)"이다. 움직이는 대상의 주위에 일어나는 공기의 변화라고나 할까, 그냥은 보이지 않는 변화를 대상의 주위에 선을 그려 넣음으로 해서 책을 보는 사람들은 더욱 실제감을 느낀다.


효과선의 원조 그림으로 촛불을 끄는 콧바람을 그렸다.


어느 지역에 강하게 몰아치는 비바람을 그렸다.

그리고 칸을 나누어 같은 대상의 중요한 움직임만을 짧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그리기 때문에, 종이 한 장에서 다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사람들의 상상에 맡기게 되니 더욱 흥미를 가질 수 밖에.

그림 중에는 칸을 나누지 않고 사람의 연속 동작을 그린 것이 있는데, 그 한 움직임 한 움직임을 연결지어 보면 살아있는 것 같다. 지금이야 컴퓨터로 만화영화를 그린다고 하지만, 여러 장의 종이에 동작을 나누어서 그려넣고 종이를 휘리릭 넘기면 진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도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카츠시카 호쿠사이는 단순히 종이 한 장에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뛰어난 능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밑바탕으로 그린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말 소리가, 마음이 들리는 듯 하다.

현대 만화의 기본인 칸 나누기

만화 책 한 페이지를 두 칸으로 나누어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아래는 눈과 입을 옆으로 당기니 좀 괴기한 모습이 되었다.

 

세 칸으로 나누어 놓았다.

두 칸으로 나누어 위에는 그림의 해설을 넣었다.

 

여러 인물들의 얼굴. (山口縣 萩 美術館)

창 싸움을 하는 장면인데 가만히 보면 동작들이 다 연결이 된다. 종이 한 장 한 장에 옯겨 그려서 넘겨보면 현대의 만화영화처럼 보일 것이다.

 

서민의 생활상을 담은 만화책

富嶽三十六景중의 하나로 山下白雨. 후지산 중턱에 비가 오면서 생기는 번개를 표현한 것이다. 색깔을 많이 사용한 판화여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 되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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