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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유우... M씨의 글

 


유우유우 26호 안내지 겉장

내가 주로 다니던  토요나카시(豊田市) 국제교류센타에는  작은 자원봉사 그룹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N아줌마가 만든  "유우유우(有友, 友遊)"라는 곳에 들어가 잠시나마 작은 활동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이 모임은 주로 '가정과 자녀 교육'에 대한 주제로 여러 일을 벌이다가, 점점 그 영역을 넓혀서 외국과 외국인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일반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두 달에 한 번 B5종이로 20페이지 남짓하게 활동에 대한 작은 안내지를 펴내는 것이다.   그 속에는 자녀 교육이나 외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이나 외국인의 생활기, 외국요리 레시피 그리고 행사 소개 글 등이 쓰여있다. 이런 글들을 두 달에 한 번 받아서 읽고는 그냥 책장 속에 보관해 두는데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글을 읽으면 일본인은 일본인 나름대로 좋고,  한국인들 입장에서도 일본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제3자를 통하지 않고서 직접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그냥 쌓아 두어야만 하는지...  그래서 이런 기회를 통해서 어떤 글 하나를 그대로 번역해서 실으려고 한다. 이 글을 쓴 사람은 토쿄(東京)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남편을 따라 오사카로 이사와 거의 4년을 생활한 30대의 M씨이다.  토쿄와 오사카라는 지역의 다른 점을 솔직하게 적었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다 사람 사는 것은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다.

 

오사카=오코노미야키(お好み燒き) 토쿄≠몬쟈야키(もんじゃ燒き)  異文化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김치와 버섯이 들어간 몬쟈야키로 가운데에 소스를 섞은 밀가루를 붓는 과정.

오사카에 와서 4년,    내가 사람들에게 토쿄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소개를 하면, "오사카는 (대표 음식이)오코노미야키인데, 토쿄는 몬쟈야키죠?"라고   묻는 경우가 몇 번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몬쟈야키"라는 것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내 생각에 몬쟈야키는 시타마치(下町, 작은 상공업이 활발한 번화가로 주로 서민들이 몰려 사는 곳)의 음식이다.
내가 자란 환경(토쿄 시내를 둥글게 일주하는 야마노테센이라는 전철이 있는데,   이 선의 동쪽 지역이 주로 시타마치라고 일컬어짐. 한국인들이 많이 들어본  신쥬쿠나 하라주쿠, 시부야는 이 선의 서쪽에 있는 역이다.   M씨는 이 역들에서 더 서쪽에 있는 주택지역에서 자랐다)에서는 몬쟈야키를 파는 가게가 한 군데도 없었다.


츠키시마(月島)의 현대식으로 단장된 상점가

그래서 내가 '몬쟈야키를 먹어 본 적이 없다'라고 말을 하면, 마치 오사카 사람이 오코노미야키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것처럼 들리는지 '거짓말!'이라면서 다들 놀란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토쿄에 있는 아는 사람들에게 몬쟈야키에 대해서 물어보니(중간 간추림), 결론이 '시타마치의 음식'  또는  더 자세히 '츠키시마(月島, 이 지역에 가면 몬쟈야키 가게가 너무 많아서 어디를 들어가 먹을 지 잠시 망설인다고 한다)라는 지역의 음식'이라는 것이다.

큰 길의 상점가 이외의 뒷골목은 아직도 이런 골목과 서민들의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누군가에 의하면 언젠가 오사카에 사는 친구가  토쿄에 와서 구경을 다니다가  신쥬쿠(新宿)의 한복판에서 몬쟈야키를 먹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황당했다고 한다.  그럴 정도로 외부 관광객들의 관광 코스에 있는 지역들에서는 몬쟈야키 가게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은,   특히 오코노미야키를 좋아하는  오사카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서, 몬쟈야키가 토쿄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토쿄를 떠나기 전, 오사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오사카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듣고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왔다.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오사카 사람들은 토쿄 사람을 차갑게 대한다고 해요(오사카 사람들이 토쿄 사람에 대해서는 특히 차갑다)"라는 말이다.

그런 강박관념이 있어서 그런지 좀 얼마간은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는 이름을 말 한 다음, 반드시 '나는 토쿄 출신이지만, 남편은 오사카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예요'라는 긴 수식어를 붙였다.  그러나 직장에서나, 살고 있는 동네에서나 내가 토쿄 출신이라고 해서 차갑게 대해졌던 적은 4년간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많은 친구들이 생겨서 즐겁기만 하다.

매스미디어의 보급으로 인해서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지만, 그 한편으로는 틀린 정보도 많다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토쿄에서 들은 말과는 정반대의 "토쿄 사람은 차갑다"라는 말이 오사카에서 일반적으로 퍼져있지만,   양쪽에서 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그것은 틀린 말이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오사카와 토쿄는 사람을 사귀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길 한 복판에 누군가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금방 "무슨 일이냐? 왜 그러느냐?"라며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 오사카이다. 그러나 쓰러진 사람이 "도와주세요"라고 말을 하면 그제서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토쿄이다. 오사카 사람들에게는 무척 차갑게 보이는 이 행위가 토쿄 사람들의 마음 씀씀이인 것이다. 가급적 먼저 상대의 개인적인 일에는 관여하지 않기, 그러나 그 상대가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지 도와준다 라는 것이 토쿄에서의 인간 관계의 기본이 아닐까... 오사카에서 살게 되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

*****

 외국인에게 일본은 어떤 특정 지어진 한 모습으로만 보이기가 쉽다. 그런데 일본인 자신들도 일본 내의 다른 지역과 사람에 대해서 한 면만을 부각해서 보려는 습성이 있다.   누가 만든 우물이 이리도 깊은지...  (2001.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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