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에..

 

holland_back.gif

Home

여 행

생 활

 

타카라츠카(寶塚) 가극

 

타카라츠카 가극(寶塚歌劇)을 우리 나라에서 일본 위성 방송을 통해서 처음 보았을 때는 남자역을 하는 배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되었고, 전반적인 가극의 분위기가 3∼40년대의 헐리웃 영화 속에 나오는 극장 쇼 같다고 느꼈다. 반짝거리는 의상과 큰 깃털 장식, 그리고 짙은 화장... 지금의 여러 뮤지컬 연극과는 확실히 다른 묘한 분위기의 가극이었다.


"내 사랑은 산 저쪽에"라는 제목의 우리나라 배경의 뮤지컬이다.

일본에서 이 가극을 다시 보게 된 것은 가끔씩 위성 방송에서 일주일간 특집으로 점심 시간대에 방영을 했고, 또 달리 볼 프로그램이 없었기에 보기 시작하였다. 花,月,雪,星,宙의 5개組가 제각기 다른 제목의 가극을 펼치기에 몇 번 보다보니 무언가 묘한 즐거움이 새록새록... 남자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주연 남자역의 여자 배우를 보면 아마도 모든 여성이 상상하며 기대하는 정말 "이상형의 남자"를 연기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대부분 '실제 저런 남자는 없어'라고 입을 삐죽이며 코웃음치지만 여자들은 배우의 한 마디,한 동작에 넋을 잃는다. 당당하고, 의리 있고, 정열적이고, 사랑에 헌신적이며, 씩씩하면서도 우아하며, 어색함이 전혀 없는 행동과 춤... 이런 모습에 빠져들다가 얼핏 예전 중고등 학생 때 보던 만화가 생각났다. 캔디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만화 속 남자 주인공들이 여자같은 미남자였다. 이 만화들은 실제 일본에서 건너온 것들이니 아마도 일본 작가들이 타카라츠카 가극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닐까.. 이 가극단은 1927년경부터 활동을 시작했기에 충분히 만화 주인공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TV를 통해서 알게 된 타카라츠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된 것은 한큐(阪急)백화점에서다. 가극단과 같은 계열사이기에 이 백화점에는 극단의 홍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저런 극단에 대한 안내 잡지와 주연 배우들의 사진집, 그리고 캐릭터 소품까지 진열되어 있어서 한참을 서서 구경하다 보니 더욱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어느 때인가 극단에 대한 방송 프로가 있었는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단원을 키우는 타카라츠카 음악 학교에 대한 소개였다. 정식 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 고등학교를 졸업해야만 가능하다. 시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에게 엄격한 규율하에 음악과 무용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타카라츠카人으로서의 자부심을 확실하게 키운다. 이렇게 해서 입단하면 대개 10년동안 활동하고 그 중에서 탁월한 사람만이 주연 배우로 뽑힌다. 그러나 주연이 되어도 대개 2∼3년 정도 활동 후 은퇴해서 영화 배우나 TV 탈렌트로 전업을 한다. 계속적인 인재 발굴로 팬들에게 신선함을 주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 같다.  또한 이 극단은 타카라츠카市에 전용 극장을 가지고 있으며, 연출가 18명이 새로운 각본으로


여자 주인공의 의상.

1년에 8회 공연을 한다. 한 공연은 대개 40일 정도. 그리고 무대에서 배우들은 전속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노래와 춤을 선사하기에 그 흡인력이 대단하다. 이렇게 3년 동안 타카라츠카 가극을 보며 사춘기 때의 이런저런 꿈과 희망을 다시금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즐거웠다. 떠나기 전날 우연히 편의점에서 99년 10월부터 시작하는 가극의 광고지를 보았는데 내용이 우리나라의 옛날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3년 동안 살면서 일본의 사회에 조금씩 한국 문화가 들어옴을 느꼈는데 드디어 이 가극단에서도 한국을 보여주다니... 너무 기뻤다. 광고지만 보고 귀국해서 좀 섭섭했는데 2000년 6월말에 위성 방송을 통해 우연히 가극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조금 실망. 의상이 영 아니었다. 좀더 정확한 고증을 통해 만들었다면 그만큼 한국 문화를 제대로 받아들일텐데... 아직도 일본 속에는 한국을 제대로 알릴 매개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2000. 7.13)

 

  Home   여 행   생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