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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라이스  만들기

 


이렇게 제대로 잘 싸여진 오므라이스 만들기.

어릴 적부터 먹어온 "오므라이스"가 일본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것을,  일주일전 어느 TV 프로를 보고 알았다. "發掘 あるある大事典" 이라는 프로인데, 이 프로는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상 생활을 보다 쾌적하게'라는 목표를 가지고 인간의 몸에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증을 해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어떤 사실들도 이 프로에서 제대로 알려주기 때문에 다 보고 나면 왠지 자신이 똑똑해진 느낌이 든다.

세상이 점점 불확실해지면서 갖게되는 불안감을 이런 프로를 통해 조금이라도 풀어보려고 하는 것인지... 이 프로의 다른 주제들은 직접 사람의 몸에 좋은 것을 다루고 있는데, 이번 만큼은 특이하게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대로 된 오므라이스 만들기"를 기획하였다고 한다.

오므라이스는 타이쇼 시대(大正時代, 1912-1926)에 만들어졌다. 토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 있는 각각 다른 음식점에서 먼저 만들었다고 원조 싸움을 하는데, 어찌 되었건 "오므라이스"는 달걀을 이용한 서양(프랑스) 요리의 하나인 "오믈렛(omelet)"과 밥을 의미하는 "라이스(rice)"라는 말을 붙여서 만든 새로운 일본식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식(洋食)"이라는 말도 일본인들이 서양의 문물이 들어오면서 맛보게 된 "서양요리(西洋料理)"를 자신들의 일본식 요리(주로 밥을 이용, 食)와 어울리도록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만들어낸 요리를 의미한다. 오므라이스나 카레라이스, 하야시라이스 등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해 먹던 오므라이스는 감자, 양파, 소세지 등을 넣고 볶은 밥 위에 그냥 달걀을 풀어서 얇게 편 프라이를 얹고 케챱을 뿌린 정도... 음식점에서 내 오는 것처럼 제대로 달걀 프라이 안에 밥을 넣어서 만들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번 시도는 해 보았지만 결국엔 찢어지고... 나 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주부들도 그런 실패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프로에서는 여러 가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설득력있는 결과를 내 놓았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1. 오므라이스의 재료로 닭고기와 양파를 넣으면 더욱 맛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왠지 생소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일본은 우리 보다도 닭을 이용한 요리가 더욱 발달해 있다. 그래서 값싸고 영양가 좋은 닭고기가 여기 저기 들어가는데, 여기서도 다른 고기류보다 닭고기에 있는 이노신산(inosinic acid, 동물의 근육중에 있는 생체고분자 물질의 하나로 주로 화학 조미료의 원료가 된다)이 케챱 속에 있는 글루타민산(glutamic acid)과 가장 조화가 잘 되어 맛을 더 낸다고 한다. 또한 볶은 양파의 단 맛도 글루타민산의 역할을 더 좋게 한다.

2. 닭고기와 양파를 일단 볶은 후 케챱을 넣고 다시 살짝 볶고, 밥은 맨 나중에 넣는다.

케챱보다 밥을 먼저 넣게 되면 대부분 조금 질퍽한 느낌이 나게 된다. 그러므로 먼저 케챱을 넣으면 케챱의 수분이 날라가 고슬고슬하게 볶아진다. 이 때 새로 한 밥이라면 접시에 일단 덜어놓고 약 5분정도 김을 뺀다. 찬 밥이라면 전자레인지에 덥힌 후 역시 김을 뺀다. 그리고 케챱의 양은 전체 양의 10% 정도로 넣어야 고슬고슬하게 볶을 수 있다. 이 정도만 넣으면 좀 싱거울 수 있지만 고기를 볶을 때 소금을 조금 치거나, 나중에 또 케챱을 뿌려 먹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적당한 맛이 된다고 한다.

3. 1인분의 오므라이스를 위해 달걀은 가장 크고 신선한 것으로 2개를 풀어서 만든다.

일본인들은 오므라이스의 달걀 프라이가 약간 덜익어 부드럽게 부풀어 있는 상태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 먼저 달걀의 성질을 연구했는데... 달걀을 10초 동안 풀어서 익힌 것은 부드럽게 부푼 탄력있는 프라이가 되지만 금새 찢어지고, 60초 동안 풀어서 같은 시간 동안 익힌 것은 조금 딱딱하지만 잘 찢어지지는 않았다. 달걀의 단백질은 엉킨 작은 실 덩어리와 같은 모양으로 분산되어 있는데, 이것을 풀거나 가열하면 이 엉킴이 풀어지면서 치밀한 망 상태의 큰 덩어리로 변한다고 한다.

그러면 잘 찢어지지도 않고 씹는 맛이 생기지만, 부드럽게 부풀어 있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오므라이스의 맛을 내기에는 좀 부적당. 그래서 고민 끝에 흰자위만 따로 20초 동안 저어 풀고 노른자는 살짝 풀어 같이 섞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흰자위가 거품이 잘 나기 때문에 부풀게 되고, 노른자가 익어 찢어지지 않게 하는 역할로 나눈 것이다.  

4. 사용하는 프라이팬은 직경이 22Cm정도인 것이 가장 적당한 크기와 두께의 프라이를 할 수 있다.

더 큰 크기의 프라이팬은 댤걀이 더 넓고 얇게 펴지기 때문에 쉽게 찢어진다. 그리고 밥을 볶아 덜어낸 후 금방 달걀을 넣으면, 프라이팬의 온도가 약 200도 정도 되기 때문에 프라이팬과 닿는 부분이 쉽게 타 버린다. 전체적으로도 다 익어 버리고... 160도 정도의 온도가 최적이라고... 그래서 밥을 덜은 후 프라이팬을 일단 젖은 행주 위에 30초간 얹어놓아서 열을 좀 식힌 후, 가스레인지 위로 다시 갖고와 기름을 넣고 제일 약한 불로 익힌다. 익힐 때도 그냥 놔두면 시간이 좀 걸리게 되나 젓가락으로 살짝 쌀짝 섞어주면 1분30초 정도에 적당하게 익힐 수 있다. 저으면서 프라이팬의 바닥이 살짝 보이는 정도가 덜 익었으면서 부드럽게 부푼 상태라고 한다. (프라이팬과 맞닿은 부분은 거의 다 익었다)

5. 알맞게 된 달걀 프라이 위에 밥은 세로로 넣는다.


대부분 이렇게 밥을 가로로 넣지만...

음식점에서는 밥을 가로로 넣어서 프라이팬의 앞 부분을 조금씩 흔들어 가며 달걀로 밥을 싸는데 그것이 쉬운 기술이 아니다. 그래서 이와는 다르게 세로로 넣고, 한 쪽의 달걀을 살짝 밥 위로 덮은 후, 달걀이 그냥 펴져있는 쪽으로 프라이팬을 살짝 기울여 가면 달걀과 밥이 미끄러지며 프라이팬 끝으로 이동한다. 접시 위에서 프라이팬을 살짝 뒤집으면 그대로 달걀이 밥을 싸면서 떨어지기 때문에 보기에도 깨끗한 오므라이스가 완성.

여러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최선의 맛있는 오므라이스로 만드는 방법을 알았으니 나도 한 번 해 보았다. 역시 처음으로 성공! TV를 바보 상자라고 하지만 가끔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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