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holland_back.gif

Home

여 행

그밖에..

 

문 앞의 파수군  도마뱀

 

언젠가 무더운 남쪽 나라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 열악한 생활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집에 도마뱀이 자주 들어온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만한 게 들어오냐고 물으니 손가락만하다고 한다. 그 정도면 일본에도 많지!!

이전에 도쿄의 메이지신궁(明治神宮)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보려고 사람들이 뒤덮인 거리를 밀려다니다가 문득 어느 건물 앞 화단에서 도마뱀을 보았다. 아니 아무리 숲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이 도심 한가운데 도마뱀이 살고 있다니???

한국에서는 인적 드문 시골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만큼 도시환경이 오염이 덜 되었다는 건가? 아니면 추운 겨울이 없는 지역이라 그런가?

그러다가 오사카 북쪽 넓은 공원 근처의 아파트를 얻어 살고 있던 어느 여름날, 창문밖 모기장에 붙어있는 도마뱀을 발견하였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그놈이 집안에도 들어온다고 한다. (어느 날 아침 자다가 갑자기 눈을 퍼득 떴는데, 방 안쪽의 창틀에서 도마뱀 한 마리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으악! 빗자루를 찾아들고 도마뱀 내쫓기 법석을 한 바탕 떨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는 밖에 나갔다가 들어올 때면(나갈 때도 역시) 현관문을 열기 전에 몇 번 문을 발로 걷어차서 혹시라도 있을 도마뱀이 도망가게 하였다. 일본사람에게 물어보니 도마뱀이 집안에 들어오면 재수가 좋단다. 하긴 도마뱀이 나방이나 벌레를 잡아 먹는다고 하니...  아무튼 여름날 밤이면 아파트 측면 벽에 몇 마리씩 도마뱀이 붙어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니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나고야에 와서 집을 얻다보니 이번에도 집근처에 조그마한 숲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이상하게 생긴 도마뱀을 동네에서 봤다는 것이다. 꼬리가 파란 도마뱀이란다.  설마? 혹시 일본인들이 애완용으로 기르던 도마뱀이 도망쳐 나왔나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어느날 아침 출근길에 그 파란 꼬리 도마뱀을 목격했다. 보도를 가로질러서 아파트 옆 화단으로 잽싸게 내빼는 도마뱀. 역시 꼬리는 (무슨 파란풍뎅이 같은) 파란 금속광택이 나고, 손바닥 길이 정도의 도마뱀이었다. 워낙 빨리 내빼니 증명사진 찍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최근에 오사카에서 자주 보던 놈을, 여기 나고야의 아파트 현관 천장에 붙어있는 걸 발견했다. 살색 피부를 가진 어영부영 움직이는 어리숙한 놈인데, 그래도 벌레 잡아 먹을 때는 잽싸게 혀를 빼내미는데, 요새는 지 동생인지 자식인지 쬐그만 놈도 데리고 나타난다. 그래서 아내의 현관문 발로 걷어차기도 다시 시작되었다.

 

 

   Home   여 행   그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