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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오사카에서부터 즐겨보는 프로가 있는데, 출연자들도 6년 동안 바뀌지 않았고, 구성 내용도 그리 정신 없게 요란하지도 않고.... 크게 내세울 많한 것이 없는데 여지껏 방영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프로를 봄, 가을로 개편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일본에서는 의외로 장수하는 프로들이 많다. 장수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 내용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으나, 달리 생각해 보면 그 프로가 추구하는 방향의 정보가 계속 축적되어 시청자들에게 이익이 되게끔 하기 때문에 "제대로 장수"하는 프로는 언제 보아도 즐겁다.

이토오가의 가족들이 손님 한 명과 어떤 생활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NTV(日本TV)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하는 이토오가의 식탁(伊東家の食卓)라는 프로는, 가족으로 설정된 출연자들이 식탁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며 여러 내용들을 소개하는 형식인데, 그 내용들이 참으로 대단하다. 내용이라는 것은 전국의 시청자들이 보내온 "생활의 지혜(여기서는 우라와자라고 한다. 裏技, 裏ワザ)"들로 보고 있자면 재미있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것이 많다.

이런 호응을 받아서 그런지 시청자들이 매주 1000여 건씩 정보 제공들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한 가지를 생각해 내서 방송이 되게 채택된 사람들이 또 새로운 발견 아닌 발견을 해서 응모를 하고... 이런 식으로 모이다 보니 자기들끼리 연락을 해, 어느새 "이토오가의 식탁 전국 우라와자 연구회"라는 것까지 결성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보니 처음 프로를 시작할 때는 방송국 사람들이 땀 좀 흘렸지만, 이제는 이런 든든한 뒷받침이 있어 프로를 더욱 생기있게 하는 것 같다.

이 프로에서는 시청자 자신들이 발견한 여러 지혜들을 비디오에 담아 보내게 해서, 일단은 그 내용을 먼저 보여주고, 왜 그런지 전문가에게 물어보아 어느 정도의 과학적인 이유를 밝히려고 한다. 그리고는 실제 실험을 하고 증명된 사실을

여러 그림을 통해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순으로 구성되어있다.

2002.2.26일에 방송된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옆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굳은 식빵을 새로 샀을 때처럼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정보 제공자가 소개한 방법은, 굳은 빵 한 조각을 새로 사온 식빵의 가운데에 넣고 빼낸 새 식빵은 그 위에 얹어 봉투를 잘 묶는다.
그리고 한 12시간 정도 놓아두었다가 열어 보면 그 딱딱했던 빵이 새 식빵처럼 부드럽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사실을 어느 교수에게 왜 그런지 물어보니, "확산현상(擴散現象)"이라는 것이 일어나서 그렇다고 한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 프로에서 직접 아줌마 세 명을 데려다가 실험을 해보니 굳은 빵이 거짓말처럼 부드럽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확산현상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세 장면의 그림을 준비하였다. 확산현상은, 안정된 상태에 있는 어떤 곳(흰 동그라미)에 다른 상태의 물질(빨간 동그라미)이 들어가면 그에 맞추어서 전체가 같은 상태(분홍 동그라미)로 되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수분이 많은 빵 속에 수분이 거의 없는 빵이 들어가면, 비닐 봉투 안에 있는 전체 빵의 수분이 어느 정도 딱딱한 빵 속으로도 들어가 전체적으로 균일한 수분량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빵이 두 장까지 들어가는 것은 어느 정도 이런 현상으로 부드러워지지만 그 이상이 되면 별 효능이 없다고 한다.

그 외, 잉크가 아직 있는데도 써지지 않는 볼펜을 단 10초만에 부활시키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휴지 한 장을 꺼내 두 번 접어서 1/4 크기로 만든 후 10초 동안 그으면 다시 잉크가 나오는 것이었다.

심에 공기가 차 있다.

볼에 잉크가 굳어져서 붙어있다.

 이 것을 전문가에게 물으니, 잉크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개 두 가지인데,첫째가 잉크를 넣은 심 안에 공기가 차 있는 경우, 두번째는 볼펜 끝에 잉크가 굳어져서 볼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두 번째의 이유이기 때문에

 거친 표면의 휴지 위에서 그으면 마찰력으로 인해 볼 근처에 붙어서 굳어있던 잉크 덩어리가 깨지면서 볼이 제대로 굴러 써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첫 번째 이유로 써지지 않는 볼펜이라면, 볼펜대에 고무줄을 달아 양 손으로 고무줄을 당기며 돌리면, 고무줄의 가운데에서 볼펜이 빙글빙글 돌아 원심력으로 인해 공기가 빠져나와 다시 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 외 여지껏 본 내용 중에서 몇 개 예로 들어보면,

1. 한 여름 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자동차의 내부 온도를 빠르게 내리려면, 먼저 조수석의 창문만 다 열고 운전석 문을 5번 열고 닫으면 온도가 어느 정도 급격히 떨어진다.

2. 기어다니는 아이가 너무 여기저기 가지 않도록 하려면, 홈 센타에서 파는 인공 잔디 판(20cm)을 몇 개 사 붙여서 뒤집어 놓으면 아이가 그 이상으로는 기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조금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

3. 컵에 진하게 찌들은 녹차 색은 귤 껍질의 안쪽에 소금을 묻혀서 닦으면 된다.  

4. 구두 밑창에 붙은 껌은 작은 티슈를 이용해서 감쪽같이 뗄 수 있다. 포장을 뜯지 않은 새 티슈의 미싱 선이 있는 부분을 껌의 가운데에 오게 붙이고 100m정도 걸은 후 티슈를 떼면 싹 떨어진다. 이 것은 껌이 면적이 넓은 쪽으로 붙으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길 바닥에서 구두 밑창으로, 밑창에서 티슈 비닐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한다.

5. 바삭거리는 튀김을 만들려면, 밀 가루 100g, 물 150cc, 마요네즈 50g을 섞은 튀김 옷에 묻혀서 하면 된다.

6. 아침에 안 일어나려고 개기는 사람을 깨울 때는, 그 사람의 귀 옆에서 아주 작은 소리로 이잉~ 거리는 모기 소리를 내면 반드시 눈을 뜬다고 한다.

7. 혼자서 눈약을 넣을 때 눈을 잘 못 뜨는데, 입을 크게 벌리고 아~ 소리를 내면 눈도 크게 떠진다.

8. 부조 봉투에 자신의 이름을 세로로 쓸 때 대부분 비뚤어지기 마련인데, 면봉에 알코올을 묻혀서 미리 자를 대고  그으면 선이 생기고, 없어지기 전에 얼른 이름을 쓰면 된다.

 9. 약속 시간을 정할 때 몇 시 또는 몇 시 반 정도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면 꼭 지각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래서 이런 지각을 없애기 위해 약속 시간을 예로, 1시 59분이나 3시 29분으로 하면 지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대개 무슨 일을 할 때 '30분만 하지, 한 시간만 하지, 한 시간 반만 하지...'등 이런 단위로 정하는 것이 뇌에 그대로 입력되어 있어서 '정시나 30분'이라는 말에는 둔해져 있다. 그러나 59분, 29분 하면 그렇게 시간 단위를 정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꾸 시간에 신경을 쓰게 되어 약속 시간보다도 먼저 도착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생활에 끝없이 적용하려고 하면 참 많은 도움이 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모르고 있어도 그리 불편한 줄 모르고 지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끔 사는 것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지루하게 여겨질 때 한 번씩 그대로 해 보면, 빙긋 웃으며 '어 신기하네'라고 하며 눈 앞에 있는 것들이 새롭게 여겨지며 생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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