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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뚜껑 (2)

 

일본 생활에 어느 정도 익어서 그런지, 시내에 나가 보면 거리 풍경들이 그리 신기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비슷한 건물들과 겨울에도 창창하게 푸른 쿠스노키(くすの木, 오사카 녹지공원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데, 겨우내 푸르게 있다가 봄에 잎들이 떨어지고 새 잎이 남)가 우거진 중심 도로들... 그래도 비싼 교통비 내고 나왔는데 무언가 찾아가지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가 보게 된 또 맨홀뚜껑.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 보며 빙긋 웃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가는데 나 혼자서 무슨 큰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그래서 어딘가 갈 적마다 발 아래를 자주 보게 되었다.  

옆의 두 맨홀은 나고야시(名古屋市)의 소화전(消火栓, 불을 끌 수 있도록 수도를 연결해 놓은 곳)이다. 이렇게 두 가지 그림으로 되어있는데, 왼쪽은 나고야 성(城)의 천수각(天守閣) 지붕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는 "샤치호코(金のしゃちほこ)"라는 동물을 도안한 것이다.

이는 상상속의 동물로 머리 모양은 호랑이와 같고, 등에는 가시가 나 있고, 몸통과 꼬리가 물고기 같다. 아마도 권력자의 절대적인 귄위를 힘 없는 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고야를 대표하는 나고야 성, 그리고 그 성의 중심부에서 금색으로 번쩍이고 있는 샤치호코가 이제는 땅으로 내려와 시내 어디에든지 이렇게 만날 수 있다. 오른쪽은 역시 샤치호코가 있고, 나고야 성을 넣은 도안이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동그라미(丸) 안에 여덟 팔(八)자가 있는 문장이 보이는데, 이 것이 나고야시의 시장(市章, symbol mark)이다. 1907년에, 전부터 이 지역의 지배자이던 오와리토쿠가와(尾張德川) 가문의 문장을 본 따 제정을 하였으며, 동그라미는 무한하게 뻗는 힘을, 여덟 팔 자는 끝 부분이 넓게 퍼진다고(末廣) 해서 발전을 의미한다. 그러고 보면 거의 유명한 가문의 문장도 이렇게 동그라미 안에 그려져 있고, 팔(八)자는 글자의 모양 때문에 吉하게 여겨 이런 저런 지명이나 건물명에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실제 나고야에는 장사가 잘 되기를 비는 마음에서 마루하치(丸八, 일본어 발음)라는 이름의 가게들이 많다고 한다. 마루하치 상점, 마루하치 크리닝, 마루하치 우동....

옆의 사진도 나고야의 하수도 맨홀 뚜껑이다. 소금쟁이가 그려진 것은 아마, 소금쟁이가 일본어로 아멘보(あめんぼ), 또는 미즈스마시(みずすまし, 水澄し)라고 하는데, 한자대로 보면 물을 깨끗이 한다고 할 수 있어서, 깨끗이 정화되는 하수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옆은 나고야 시의 남쪽에 있는 토코나메(常滑市)라는 곳의 하수도와 소화전의 맨홀 뚜껑이다. 市의 꽃인 동백류의 사잔카(山茶花)라는 꽃과 市章을 나타낸다. 그리고 소화전 답게 소방차를 색깔까지 넣어서 눈에 잘 뜨이게 하였다.

나고야의 동쪽에 있는 토요타시(豊田市)의
꽃인 해바라기가 들어간 하수도 맨홀 뚜껑

기후현(岐阜縣) 타카야마시(高山市)의 꽃인
철쭉

나가노현(長野縣) 시부 온천(澁 溫泉)의
상징인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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