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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집(2)

 

아파트 주위의 동네를 찍어 보았다.
4년을 살면서 이런 저런 생각으로 걸었던 길들은 그대로인데, 주위의 가게들이 경제 사정 때문인지 바뀌어 갔다.
어느 부분은 아예 한창 전성기에 지은 듯한 쇼핑센타의 건물을 헐고 스포츠센타가 되기도 하고, 공터에 아파트가 들어서기도 했다.

 

 

 

여기는 지하철역에서 걸어와서 있는 교차로이다. 왼쪽 사진으로는 저 끝에 나무가 무성한 곳이 아파트이다.
예전에는 나무만 다 보였는데, 이사오기 5개월 전인가 그 앞에 다른 아파트가 생겨서 좋은 그림을 가린다.
여기서 왼쪽으로 건널목을 건너면 케익 가게가 있고, 그 옆에 모델 하우스, 부동산 회사, 새 아파트, 그리고 우리 집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전신주가 있고, 기본형의 가로등이 있는데, 램프 모양의 가로등이 또 있다.
일본에서 다니다 보니, 상가가 좀 형성된 곳에서는 자치단체에서 돈을 걷어 운영하는 이런 여러 모양의 가로등이 많다.
가로등마다 가게 이름을 적어 선전도 하고 거리를 더 활기차게 보이고 싶어서 그런다는데, 전반적으로 작은 가게들이 운영이 어렵다 보니 참여도가 떨어져 밤에도 전기값 때문에 불을 켜지 않는 곳이 늘어나 흉물이 되기도 한다고. 발상은 좋았는데 늘 좋은 시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가로등을 보면서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로등이 생겨나는데 글쎄 좀 걱정이다.

오른쪽의 사진에 보이는 큰 건물은 분양 맨션이다. 철근 골조의 튼튼해 보이는 건물이 4년 사이에 빈 공터에 버티고 선 것이다.
두 건물 서느라 소음도 좀 있었고, 길이 답답해진 느낌이다.
한 건물이 서면서 우리 아파트의 동쪽을 가로막는 상황이 되었더니 주인집이 난리가 났다. 그러지 않아도 30 가구가 되는 이 아파트가 전부 임대가 되지 않아 걱정인데, 이런 건물이 있으면 더 이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의 다른 몇 집과 같이 여기저기 건물 못 서게 호소하고 다닌 것 같은데, 시공사도 만만치가 않았다. 땅 파기 전부터 주민 공청회 열어서 가급적 피해주지 않겠다고 호소하고, 참석 안한 집까지도 매번 협의서 등을 보내주었다. 그리고는 사계절별로 이 건물이 서서 우리 아파트에 빛을 얼마나 가리게 되나 하는 예측도(전혀 문제 없었다)까지 그려서 보내주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게시판에는 진행 상황을 적어놓고.
그래도 주인은 화가 안풀려, 어느 날 보니 주차장에 커다란 장대가 서 있다. 보아하니 주인 집 위치에서 들리는 소음을 측정하는 마이크였다. 그런 씨름 끝에 건물은 섰고, 시공사에서는 아파트 각 집에 수건 하나씩 돌렸다.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단독 주택과 상가겸 주택 건물이다.
이런 도시 건물 사이에 지어진 집들은 이 자체가 일본의 이미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 같다.

 

 

아파트가 있는 곳은 전체적으로 언덕위인데, 집 뒤쪽의 골목길을 통해 언덕을 내려와 보면 이런 주택가가 나온다.
여기에도 나고야 지역의 작은 체인 슈퍼가 있어서 자주 다녔는데, 정말 처음에는 너무 황당했다. 아무리 주택가라서 아줌마들이 낮에 다 물건을 산다지만, 저녁 7시반에 문을 닫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손님이 없어도 대개 9시까지는 하는데...
그러다가 대형 슈퍼들이 10시에서 11-12시로 폐점 시간을 늦추니 그 때문인지, 이 가게도 8시로 바꾸었다.

 

 

집 근처 교차로에 있는 유명한(?) 가게이다. 왼쪽은 산마르크라는 레스토랑이고, 오른쪽은 쉐코베라는 케익 전문점이다.
가끔 보면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이 아닌 듯한 아줌마들이 나고야 안내책자를 들고 지하철역에서부터 두리번 거리며 걸어와 들어가는 곳이다. 그만큼 유명한 곳인 것 같은데, 맛은? 뭐 좀....  

왼쪽의 레스토랑은 점심 메뉴를 주문하면 이 곳에서 만든 따끈한 빵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해주니, 아줌마들이 밥 다 먹고 수다를 떨며 입을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다.

오른쪽의 케익 가게는, 동네 지명도가 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우아한(?) 사람이 많다. 차 한 잔 마시며 다양한 케익을 먹고, 아주 예의바른(?)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아서 그런 것 같은데... 동네 사람으로서는 영 못마땅한 구석이 있었다.
주차장은 좁고 바로 보도 옆인데, 크고 비싼 자동차들이 늘 보도까지 삐져나와 주차를 하는 것이다. 거기다 얄밉다고 생각한 것이, 종업원들이 손님이 나가면 케익 봉투를 들고 문까지 와서 열어주며 건네주고, 정중하게 뒷모습에다가 인사까지 하는데, 정작 자동차가 도로로 나가는 것을 봐 주지는 않는다. 하려면 끝까지 깔끔하게 하던지...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통행인을 보지 못한 채 후진하는 경우도 있어서 몇 번 놀랐다. 주유소 같은 곳에서는 직원이 도로로 나가는 차를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 기본처럼 되어 있고, 차들도 혹여 통행인이 있으면 기다려주는 예의를 갖추는데, 어째서인지 이 가게 앞에서는 다들 콧대가 높게 행동을 해서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비싸서 그런지, 이 가게는 별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위의 두 가게에 비하면 우리에게 무지 칭찬받은(?) 이태리 식당이다. 집 근처의 다른 아파트 옆 공터에 어느 날 보니 이런 건물이 들어선다. 색칠 느낌으로는 이태리 식당일 것 같았다. 역시 소문없이 조용히 시작한 가게가 점점 꽉 차서, 어느 점심 때 손님과 같이 갔더니,
아줌마들의 재잘재잘재잘~~~ 정말 제비떼가 따로 없었다. 좀 한가한 시간에 가면 편했고 전채음식을 마음대로 먹으면서 맛있었다.

오른쪽은 교차로 부근의 버스 정류장이다. 저녁에는 환하게 불이 켜지는 표시 구조물이 서 있는데, 여기에는 버스의 시각표가 적혀 있다.
한 시간대에 대충 15분 간격으로 온다. 어느 날은 종이 뭉치가 달려 있어서 보니, 시각표가 일정 기간 바뀌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어느 직원이 정류장을 다 돌면서 재생지에 인쇄한 시각표를 일정한 양 걸어놓고 간 것이다. 하나씩 뜯어 가라고. 참 대단한 생각이 들었다.

 

 

교차로의 산마르크 레스토랑 옆에 이런 지장보살상이 있다.
누가 언제 세워 놓았는지 잘 모르지만, 지나가면서 보면 누군가가 새로 녹차를 담아 놓기도 하고, 꽃을 갈아 놓고,  동전과 만쥬도 하나 얹어 놓기도 하고, 빨간 천을 새로 걸어 놓기도 한다. 오고가며 한번씩 쳐다보며 크게 바라는 것도, 크게 주는 것도 없지만 그냥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이 동네 지장보살상인 것 같다.

덥썩 잘려진 이 나무는 커다란 벚나무였다.
집 옆의 공터에는 가끔씩 근처에서 분양하는 맨션의 모델하우스가 세워졌는데, 거기 주차장으로 쓰여지는 터 한 구석에
흐드러지게 피던 벚꽃이 봄이면 눈부셨다. 다른 곳으로 벚꽃 구경을 가면서도 동네의 이 벚나무는 구경만 할 뿐 사진 하나 찍지 못했다.
아마도 늘 봄이면 이 자리에서 또 쉽게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야멸차게 변한다.
벚꽃이 지고 우리가 이사하기 몇 달전에 뭔가 도면을 든 사람들이 이 터 앞에서 얼쩡거리더니 며칠 후 나무가 없어졌다.
세상에! 정말 덜컥내려 앉았다. 일본인들은 벚나무를 자르지 않는다더니... 이 그루를 보니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만 들 뿐...
아직 다 물기가 마르지 않은 절절한 벚나무의 신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아마도 케익 가게에서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터 전체를 사용하려고 그런 것 같다.
벚나무 그늘에서 마시는 차 한잔이 더 우아할 터인데.... 그리고 얼마 후에는 이 그루 옆으로 새 가지들이 돋아 나왔다.
그거라도 좀 크게 잘 자라주면 좋겠는데...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 궁금하다.

 

 

동네 공원이다.
왼쪽은 집에서 몇 십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인데, 늘 보면 노는 아이들이 없었다. 놀이기구도 그네 하나 덜렁이니 잡초만 무성하다.
이 날따라 노란 꽃도 예쁘게 피고, 지나가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잠시 놀게 한다.
오른쪽은 한 10분 걸어서 큰 길 아래로 내려오면 있는 흥정사란 절의 한편에 있는 놀이터이다.
여기도 대부분은 이렇게 횡하고 벤치에는 노숙자들이 잠을 자고 있다. 아이들이 다들 어디서 놀고 있는지 궁금하다.

 

 

흥정사 놀이터 한 편에는 이런 것이 있다.
한쪽에는 돌을 박아 타고 올라갈 수 있고, 다른 쪽은 맨질맨질해서 위에서부터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다. 딱 보기에 후지산(富士山) 모양이다. 왠만한 큰 놀이터에는 후지산이 있으니 이 것이 일본인의 후지산에 대한 우러름을 키우는 것인가 싶다.

오른쪽은 동네에서 본 장면인데, 어느 보육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때 이런 것에 태운다고 한다.
예전부터 있었던 "우바구르마(乳母車)"란다.
나고야는 일본에서 유모차의 발상지라고 불려진다. 메이지 시대(1868-1912)가 끝나갈 무렵, 서양의 유모차를 참고로 등나무 줄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직도 나고야 근처의 안죠시(安城市)에는 80세가 넘은 할아버지가 직접 만들고 있다. 사진의 유모차는 별다른 장식 없이 기본형이지만, 개인이 주문할 경우에는 그 집안의 가문까지 들어가게 모양을 낸다. 더구나 다른 어떤 가게에서도 이런 것을 만드는데, 젊은 사람의 취향을 잘 맞추어서 그런지 온갖 고급 재료로 해서 120만엔 짜리도 있다고 한다. 가끔 보면, 나고야에서 별로 부자 티를 안 내고 사는 사람들이 은근히 쓸 때는 확실하게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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