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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속의  아츠타 진구(熱田神宮)

 


아츠타진구의 그림지도. 초록색 부분이 커다란 나무들의 숲이고, 맨 위의 가운데 부분이 여기서 제일 중심 건물(本宮)이다. 그 옆의 왼쪽 작은 건물이 결혼식을 올리는 곳이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 연일 이어지는 맑은 날씨를 보니 다들 엉덩이가 들썩이나 보다. 같은 아파트의 사람들이 전부 놀러 나갔는지 주차장이 횡하다. 우리도 어딘가 가면 좋은데, 막상 가자니 걸리는 것이 많고... 그래서 멀리 가느니 나고야 시내를 한 번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나고야의 남쪽에 있는 아츠타진구(熱田神宮)를 찾아갔다.

언제가 한 번 아는 사람이 서울에서 와서, 별로 시내에 구경할 곳이 없어 여기를 가자고 하니, 한다는 말이, 자기가 여기까지 와서 "신사참배" 할 일 없다고 한다. 하긴 그렇지. 굳이 참배가 아니어도, 서울의 종묘에 가면 건물 하나 빼곤 볼 것이 없듯이 여기도 그렇겠지. 이런 생각으로 가 보질 않았는데, 그래도 나고야 살면서 한 번은 가보아야 할 것 같아 산책 삼아 나들이를 하였다.

아츠타진구는 말 그대로 아츠타라는 동네에 있는 신사(神社)이다. 그러나 일본 전국 여기 저기 엄청 많은 신사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일본의 마음의 고향(日本の心のふるさと)"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아마 토쿄(東京)의 메이지진구(明治神宮), 교토(京都)의 헤이안진구(平安神宮), 나고야의 서쪽에 있는 미에현(三重縣)의 이세진구(伊勢神宮)와 거의 비슷한, 일반 신사에 비해 제일 높은 위치의 유명세를 가진 것 같다.

이런 신사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기억들, 그리고 종교상의 가치관 때문에 신사라고 하면 왠지 거부감부터 든다. 그러나 쉽게 보면, 우리나라의 조상을 모신 사당과 별 다르지 않다. 이곳 만큼은 종묘와 비슷해서, 현 황실(皇室)의 아주 오래 전 조상을 "신(神)"이라고 부르며 떠받들어 모셨다. 이름도 읽기 어려운 아마테라스오오카미(天照大神)라고... 그리고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기원하는 마음을 여러 격식을 갖춘 의식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조상을 추모하고 은혜를 받기 위해 제사를 올리거나, 심하게는 선조의 산소 위치를 풍수설에 따라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닥치면 다니는 절이나 교회에 가서, 예를 들어, 자식이 대학 시험에 합격하기를 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자신의 조상 덕을 보기위해 무슨 일을 하기보다는, 연중 행사 때마다 이런 유명한 인물을 "신"으로 모신 신사(또는 유명한 절)에 와서 참배를 하고, 작은 부적을 사가지고 간다. 덕(德)이 있고 권위가 있었던 인물(신)의 영험한 힘으로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비는 것이다.

여기 아츠타진구에는 "신" 외에도 영험하다고 모셔둔 물건이 있는데, 황실에서 왕의 계승을 상징하는 세 가지 물건(三種の神器) 중의 하나인 칼(くさなぎのみ劍)을 보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연간 800만명이 참배를 온다고 한다.

 
커다란 나무로 만든 토리이(鳥居) 아래로 지나가는 행렬. 신랑과 하얀 기모노를 입은 신부가 보인다. 토리이는 신사에서 神과 인간의 세상을 구분짓는 신성한 문이다. 그 아래로 신사에서 일하는 무녀(巫女)의 인도를 받아 지나가니, 신성한 세계로 들어가 신성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의미이다.

아침부터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입구를 찾아 들어가니 어째 사람들이 다들 검은색 정장 차림이다. 일요일이니 아마 결혼식이 있나 보다. 아니나 달라, 조금 걷다보니 한 쌍의 신랑 신부가 앞에서 걸어가고 그 뒤로 친지들이 줄지어 간다. 이런 뜻밖의 기회가 있나, 궁금하게 생각하던 "신사(神社)에서의 결혼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왠지 흐뭇해서 연신 찍어대니 신랑 신부를 도와주는 어떤 여자가 째려본다. 보거나 말거나... 보아하니 이들은 아직 식을 올리기 전이고, 식을 올리는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식이 한창 진행 중이다. 새벽부터 준비해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 우리 나라의 예식장과 똑 같다.

기웃기웃하며 구경하다 보니, 결혼식 이외에 갓 태어난 아이의 "하츠미야마이리(初宮參り)"도 보인다.

 
本宮 앞에서 참배를 드리는 장면. 앞에 흰옷을 입은 남자는 神職이라고 해서 신사에서 이런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이다. 신랑 신부 뒤에 서있는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구들인데, 남자는 검은 정장 양복을 입고 하얀 넥타이를 매며, 여자들은 전체적으로는 검은 색인 기모노를 입는다. 결혼식에 왠 검은 색이냐고 할 수 있는데, 장례식에서 입는 기모노는 완전히 검은 색이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기혼 여성은 기모노 아래 부분에 금색으로 화려하게 그림을 그린 쿠로토메소데(黑留袖)라는 기모노를 입는다. 미혼인 여성은 후리소데(振袖)라고 해서 화려한 원색의 소매가 긴 기모노를 입는다. 또는 드레스를 입음.

남자 아이는 태어나서 32일째, 여자 아이는 33일째하는 것으로, 아이의 건강과 앞으로 잘 되기를 비는 부모의 마음은 어디나 같다.

그 외에 자동차의 안전을 기원하는 "쿠르마노오하라이(車のおはらい)"를 한다. 새로 산 자동차를 몰고 와, 무엇인가 나쁜 액이 붙어있다면 이 신사의 영험한 힘으로 떨쳐 버리는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안에 종교적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매다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자동차 주인이야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너무 상업적이란 생각도 든다. 그 옛날에는 이런 의식은 없었을 터이니... 이러다 언제고 우리나라의 절이나 교회에서도 이러지 않을지 걱정된다.

상업적인 것...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인데, 어떤 면에서는 돈이 들어가도 돈보다 더 정중한 의식을 받도록 하니 상업적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神職인 사람이 들고 있던 것으로, 타마구시(玉ぐし)라고 한다. 동백나무科에 속하는 사카키라는 나무의 가지를 잘라 흰 종이를 접어 달아 청정(淸淨)함을 나타낸다. 종이는 시데(紙垂)라고 한다. 그리고 노란 끈처럼 보이는 것은 축하의 의미를 지닌 노시아와비(のしあわび)이다.

분명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시대 시대에 맞게 여러 의식이 생겨났을 터인데도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행해온 것처럼 무게를 딱 잡고 확실하게 형식을 갖추어 놓았기 때문이다.

결혼식만 해도, 이런 신사에서 하는 결혼식은 실제 1900년에 황실에서 황태자의 결혼식을 올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조금 산다하는 집에서는 토코노마(床の間)가 있는 방에 신랑 신부를 윗 좌석에 앉히고, 양 옆으로 친척들이 마주보며 주욱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하고, 나중에 신사에 가서 절 한 번 하고 오는 정도로 결혼식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사람들이 요청을 하게 되니 부랴부랴 새로운 형식을 만드느라 날밤샜을지도 모른다.

일본이란 곳이 너무 형식이 많아 갑갑한 구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돈 들인 만큼 확실하게 대접을 받은 것 같을 때는 그런대로 사는 맛이 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이 신사에서 토,일요일에 결혼식을 하는데, 손님을 70명 초대하고, 의상, 화장, 피로연 음식, 사진, 선물 등을 다 갖추어서 240만엔 정도 든다고 한다. 너무 비싸다 보니 일본에서는 결혼식에 초대하는 손님 수가 적다.

 


本宮 앞에서의 참배가 끝나면 바로 옆에 있는 이런 건물에서 식을 올린다. 의외로 안이 다 보이는 곳이어서 눈치 안보이고 구경하기 편했다.
 


맨 앞에 신랑과 하얀 두건을 쓴 신부가 앉아있고, 그 뒤로는 친지들이 있다. 그리고 식의 한 과정으로 빨간 옷을 입은 무녀(巫女) 두 사람이 아악(雅樂)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다. 그 앞 제단에는 다리가 긴 접시 위에 과자나 과일이 놓여져 있다.

 


신랑은 몬츠키하카마(紋付きはかま)라는 정식 남자 기모노를 입는다. 어깨 부분에 보이는 하얀 점이 신랑 가문의 문장이 찍힌 것이다. 신부는 하얀 시로무쿠(白無く)라는 기모노를 입는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색은 하얗지만 천에는 봉황 무늬가 짜여져 있다. 머리는 전통 모양의 가발을 얹었다. 하얀색 모자나 노란 색 장신구가 그대로 다 달려있는 가발이다.


자동차의 나쁜 액을 떨구는 의식이다. 神織의 남자가 먼지 털이개 같은, 하얀 종이를 매단 도구를 흔들어 가며 무슨 주문을 외운 것 같았다.


 


그리고는 무녀 두 사람이 방울을 흔들어 가며 차 안의 나쁜 액을 없애고 있다. 거의 우리나라에서 굿을 할 때 사용하는 방울과 비슷하다. 이런 의식은 모든 신사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本宮의 오른쪽에 있는 건물의 한 부분인데, 여러 가지 부적을 팔고 있다. 일일이 얼마라고 대답하기 싫어서인가, 윗 부분에 하나씩 붙여놓고 가격을 써 놓았다.


부적의 여러 종류들. 교통 안전, 합격, 여행 안전, 십이지의 동물 등.

 


작은 오각형의 나무 판은 소원을 비는 내용을 써 넣어서 신사 안 일정한 위치에 달아놓는 에마(繪馬)이다. 화살처럼 생긴 것은 하마야(破魔矢)라고 해서 주로 정초에 사서 달아놓는 것인데, 나쁜 액을 물리친다고 믿는다.


신사의 입구에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토리이가 있고, 그것을 지나 들어오면 옆으로 이런 곳이 있다. 테미즈야(手水舍)라고 해서 샘물을 받아놓았다. 참배객들이 청정한 마음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두 손과 입을 닦도록 하는 것이다. 대나무로 만든 히샤쿠(ひしゃく)로 물을 퍼서 살짝 닦는다.
 


신사 한 편에 있는 것인데, 아이치현(愛知縣) 내에서 술(쌀로 빗은 술)을 만드는 주조 회사에서 자신의 상표가 그려진 술통을 기증한 것이다. 신사에서 무슨 커다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어느 정도 기증을 하고, 회사의 발전을 비는 것이다. 술통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겉에 이처럼 그림과 술 이름이 쓰여진 장식을 해 놓았다.

아츠타진구에서 가장 중심되는 곳이다. 오른쪽이 本宮이고, 왼쪽의 건물이 주로 결혼식을 올리는 곳이다.

쿠스노키(くすの木)라는 나무가 너무 울창하게 잘 자랐다.

가운데 부분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은 결혼 기념 사진을 찍으려 한다.

 

*** 덧붙이기  
2003년 가을 11월, 어린이들의 성장을 기원하는 시치고산의 시기에 아츠타진구를 찾았다. 예쁘게 기모노를 입고 가족과 사진을 찍는 아이들이 즐겁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왜 자기가 이런 불편한 옷을 입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와야하는지 그냥 울어대는 아이들도 있었다.


여기서 일하는 무녀가 방울을 흔들며 이 어린이에게 어떤 나쁜 액이 있으면 물러가라고 하는 의식이다. 물론 이 전에 부모가 옆에 보이는 나무 접시에 돈을 얹는다.




 


이 시기에 파는 액을 물리치는 화살과 사탕이 들은 장식품.

 


우연히 본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 생후 한달이 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잘 크도록 기원한다. 여자 아이면 이렇게 빨간 기모노로 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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