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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市의   전철

 


나고야시의 지하철 지도. 굵게 보이는 선들만이 지하철이고, 나머지는 다른 도시들을 잇는 열차선이다.

나고야에 처음 와서 지하철을 타려고 역에 가서 노선도를 보니 네 개 선밖에 없지만 그래도 도시가 커서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타고 가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타보고 나니 거의 50분 정도, 한 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들이었다.   어디를 가든지 길에다가 버리는 지루한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뿐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표를 사려고 자동 판매기 앞에 서니 기계가 좀 지저분하고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우리 나라에서는 표를 살 경우, 판매기가 있어도 역무원이 표를 내주는 곳에서 대개 사는데,


자동 판매기 위에는 각 역별로 요금이 쓰여진 노선도가 있다.

여기의 역무원은 개찰기 안 쪽에 있어서 개찰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만 하고, 표는 모두 판매기에서 사야 한다.   벽 한 쪽에 줄지어 있는 판매기는 지역마다 좀 다를 수는 있지만, 자기가 가고자 하는 곳의 요금을 노선도에서 확인하고, 대충 동전을 넣으면,   들어간 돈 만큼 살 수 있는 표의 가격이 버튼의 빨간 불빛으로 표시되고, 그에 맞는 금액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지폐의 경우도 이런 과정을 거쳐 나중에 거스름 돈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편리한 점이 있다면, 동전을 넣을 때 한 개 씩 세어 가며 넣지 않고 두세 개 우르르 넣어도 될 만큼 입구가 넓다는 것이다.


정기권으로 1개월 동안 나고야역에서 어느 역까지,  기간은 2001년 8월10일부터 9월9일까지, 금액과 사용자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런 것도 여러 사람이 몰릴 때 시간 단축이 되서 좋은 것 같다. 요금은 시 전체를 5 구간으로 나누어 구분되는데 200엔부터 320엔(2000원- 3200원)까지 있다.   우리에 비하면 다른 물가도 비싸지만 교통비가 만만찮게 비싼 곳이 일본이다. 표 한 장을 사는 것은 우리와 똑같은데 여기서는 그 외 여러 가지의 전철 카드가 있다.

우선 '정기권'이라는 것이 있어서 출퇴근, 통학용으로 네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아무 역에서나 정기권을 살 수 있지만, 여기서는 정해진 주요 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살 때에는 자신의 이름과 타고 내리는 역명, 기간 등을 적어서 내면 그대로 찍힌 카드를 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물론 인쇄된 역과 역 사이에서는 언제든지 타고 내리는 것을 이 카드 하나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만약 더 멀리 간다면 그만큼의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


"낮 할인 유리카"라는 카드로 발행 역명과 사용 시간, 금액이 적혀있다.

이런 정기권은 샐러리맨들과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고, 내가 구입한 카드는 거의 주부들을 위한 것 같은데...  "유리카"라고 불리는 이 카드는 市버스와 지하철 공용으로 모두 열 종류가 있는 데, 그 중에서 "낮 할인 유리카"를 샀다.
평일의 오전 10시부터 오후 16시까지 개찰을 하면 2000엔짜리 카드를 2400엔(일반 카드는 2200엔)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언젠가  백화점 구경을 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아차 싶어 부랴부랴 지하철 역으로 뛰어가 개찰을 하니 2분 전이었다.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빨리 빨리 들어가라는...


플랫포옴 벽에 붙어있는 광고판을 찍은 것이다. 증정용 유리카 카드의 선전인데, 문구를 좀 덧붙여 번역하면 "마음을 눈에 보이는 형체로 만들었습니다"라고...

이렇게 판매기에서 살 수 있는 카드 이외에 좀 색다른 유리카 카드가 있는데,   무슨 때가 되거나 기념일이 되면 발행하는 한정판 카드가 있다.   이런 것은 주로 취미로 수집하는 사람들이 사서 모으다가 프리미엄을 붙여서 팔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증정용 유리카 카드가 있어, 개인이나 가게 등에서 누군가에게 선물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이런 선물도 상당히 실속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우리 나라의 어느 백화점에서도 세일 중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라고 지하철 표를 나누어 주지 않았던가...  

개찰을 하고 들어가 플랫포옴에 내려가 보니 어딘지 썰렁하고 오래된 분위기가...   나고야에서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때는 1957년 히가시야마선(東山線, 노선도에서 노란색의 선) 중에서 시내 중심가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그 이후 계속해서 4호선까지 생겼는데 , 지하철 역사(驛舍)를 꾸미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도시인 것 같다. 벽에 붙은 타일이 떨어져나가고, 여기저기 세월의 때가 껴서 지저분한 곳이지만 그래도 어디든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꼭 있다. 주로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만...


마주앉은 사람끼리 발을 뻗으면 닿을 듯 한 좁은 폭.

한참을 기다려 탄 전철이 어딘가 이상하게 보이는데... 폭이 너무 좁은 것이다. 의자 사이에 사람이 두 사람 정도  여유를 가지고 서면  다른 누가 지나가기가 좀 불편하게 보인다. 그래도 출근 시간에는 너댓명 빡빡하게 서서 가야하니 왜 이렇게 좁게 만들었는지...

전철에 타서 보면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어쩌다 한 두명. 나머지는 서로 쳐다보거나 건너편 사람의 발만 보고 있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일본인들이 전철에서 책을 많이 읽는다고... 오사카에서는 좀 있긴 있었는데 옆에서 보면 거의 추리 소설을 읽고 있었다.


"우선석"이므로 양보해 달라는 글이 쓰여있다.

여기 나고야 사람들은 그나마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나도 앉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차량 양쪽 끝에 마련된 노약자석 창문을 보고 좀 놀랐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면 역시 노약자석이 있고 그 뒤의 창문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노약자"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네 가지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데 처음 그것을 보고 누가 고안한 것인지 참 산뜻하게 잘 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발견한 그림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사실 어느 나라에서 그 그림을 먼저 채택해서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계적으로 공통된 것일 수도 있다.

단지 짐작에, 전철 안에서 방송되는 여러 안내문이 일본과 거의 같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림도 역시 그런 것 아닐까하는... 이런 생각을 하니 좀 씁쓸해졌다. 우리는 역사를 이야기할 때는 일본을 증오하듯이 표현하지만, 실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삶의 질을 높여준 부분도 있는 일본의 모습들은 모르거나 못본 척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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