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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오사카에는 시내를 중심을 관통하는 御堂筋(미도스지)라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큰 길이 있다. 오사카의 중심도로는 남북을 관통하는 도로를 筋(스지)라고 하며 동서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通り(도리)라고 하는데 시내중심부의 筋(스지)는 주로 편도차선으로 되어 있다. 이중 시내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御堂筋(미도스지)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는 10차선(?)쯤 되는 편도차선이다. 우리로 치면 세종로쯤 되는데, 남쪽 끝은 난바(難波)이며 북쪽끝은 우메다(梅田)로 각각 오사카의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이다. 이 도로 밑으로는 지하철 미도스지선이 뚫려 있는데 이 구간이 오사카에서 가장 밝은 동네로 각 역 주변에 오피스가, 관청가, 상점가가 밀집되어 있다. 이 미도스지의 지하철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지하철이 생긴 구간으로 1930년대에 개통되었다고 한다.


사쿠라도리의 은행나무 (나고야 역 방향)

이 넓직한 대로의 양쪽에는 1차선 정도씩을 점하는 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 커다란 은행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가을에 이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떨어질 때는 정말 장관이다. 보통은 지하로만 다니니까 별로 의식할 수 없었는데 어느 가을 일요일 화창한 날씨에 나와보니 그 큰 은행나무가 샛노랗게 변해 노란잎들을 휘날리는데.... 여기저기서 삼각대에 사진기들을 받쳐들고 셔터를 누루고 있었다. (정말 그럴만 하다!)

나고야에도 이런 길이 있다. 나고야역의 정면을 바라보고 뻥 뚫린 사쿠라도리(櫻通り)가 그것이다.  오사카의 미도스지와는 달리  왕복 6-8차선이 동서로 뚫린 이 도로의 일부 구간에도 양편에 분리대도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다.


사쿠라도리의 은행나무 (반대편)

사쿠라도리라면 이름 그대로 사쿠라(벚꽃) 나무를 심어 놓을 법한데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이다.  도톤보리와 같은 다리도 하나 놓여있는 이 도로는 아무래도 미도스지를 본떠서 만든 듯한데, 모방을 했건 어쨌건 이 도로의 은행나무도 가을이면 볼 만하다.

아직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나무가 그다지 굵지 않고, 번화가에서도 조금 빗겨난 도로라 행인들도 많지 않지만 그만큼 도시의 때가 덜 묻었는지 노란 은행잎들이 더 깨끗하게 보인다.

앞으로 수십년쯤 후에는 사쿠라도리라는 이름을 이쬬(銀杏)도리라고 바꾸어도 될 만큼 자라겠지...


사쿠라도리 뒷골목의 신사 - 커다란 은행나무 밑에는 은행알들이 잔뜩 떨어져 있다.

은행나무하면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다. 오사카의 녹지공원 新미도스지(우메다에서 북쪽으로 계속 연결된 길) 언덕길에도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다.  미도스지처럼 큰 나무는 아니었고 서울의 변두리 도로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정도의 새로 심은 은행나무였는데 이게 또 신기했다.

가을이면 은행들이 떨어지는데 올려다보면 가지가 휘어질 만큼 잔뜩 은행이 매달려 있었다. 비라도 온 날이면 더 많이 떨어졌는데 나무 밑에는 떨어진 은행들이 행인의 발에 밟혀 노랗게 으깨져서 비릿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아침 출근길에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떨어진 은행을 밟아보면 으그적 으그적 으깨지곤 했다. 나무 밑에는 온통 으깨진 은행투성이고 그 위에 다시 은행들이 떨어지고...  아까워서 봉지 하나 들고 줏으러 나오고도 싶었지만 결국 한번도 줏어 보질 못했다. 동네사람들 중에도 가끔씩 봉지를 들고 은행을 줍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장대를 들고 나오거나 나무를 흔드는 것까지는 보지 못했고 슬슬 눈치를 보며 떨어진 은행알을 줍는게 고작이고 대부분 아까운 은행알이 발에 밟혀 으깨져 버린다.   

어느날 미도스지를 지나다가 은행나무를 올려다 보았더니 큰 덩치에 어울리게 은행이 무지막지하게 달려있었다. 죄들 떨어져서 밟혀 으깨질 아까운 은행알들이...


비바람이 심하게 불고 난 후,  길가 은행나무 밑에는 아직 덜익은 은행들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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