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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타시(吹田市)에  대하여

 


노란 부분이 오사카시,  초록색이 스이타시,  보라색이 토요나카시,   파란색이 미노시

1996년, 일본 오사카로 발령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오사카가 일본의 어디쯤 있는지 좀 아리송했다.    그래서 지도를 찾아보니 대충 가운데쯤에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을 떠올리면 토쿄(東京)가 먼저 생각나고(1991년에 여행한 적이 있어서)  그 외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오사카가 일본의 제2의 도시라고 하니 뭔가 기대를 갖고 떠났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내 생각에는 흔히 아는 '오사카'를 하나의 市라고 생각해서 오사카의 어느 동네, 동네를 다녀야 하는데   무슨 市, 무슨 市를 다니는 것이었다.  어리둥절해서 알고 보니 일본의 행정 구역이 좀 복잡했다.일본 전체에는 토쿄도(東京都), 홋카이도(北海道), 오사카후(大阪府), 교토후(京都府), 그리고 43개의 켄(縣)이 있다.   

그 중에서 오사카후에는 오사카시를 포함해서   32개의 市, 8개의 쵸(町), 1개의 무라(村)가 있다. 또 교토후에는 우리가 잘 아는 교토시를 포함해서   12개의 市, 26개의 쵸, 1개의 무라가 있다.

그리고 이 홈페이지에서 자주 나오는 지역 이름으로,    긴키(近畿)라는 지역은 오사카후, 교토후를 중심으로 그 주위의 효고켄(兵庫縣), 나라켄(奈良縣), 시가켄(滋賀縣), 와카야마켄(和歌山縣), 미에켄(三重縣)을 모두 포함해서 이르는 말이다. 또 간사이(關西)라는 지역은 간토(關東)와 비교해서 쓰는 말인데,  위 설명의 긴키지역에다가 후쿠이켄(福井縣)과 토쿠시마켄(德島縣)을 더 추가해서 이른다.     

이런 전체적인 행정 명칭을 안 후에 오사카후를 다시 보니,  실제 오사카市는 오사카후의 가운데쯤에 위치한   전체에 비하면 조그만 지역이었다(시는 21개의 區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주요 열차역이 있다).    

오사카시 주위로는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구나 서초구 정도의 크기 만한 여러 市나 町, 村이 있다. 어떤 지역은 그 정도도 안되어 동네 하나 만한 크기도 있다. 이런 속에서 드디어 집을 구한 곳이 오사카시의 북쪽에 위치한 스이타시(吹田市)이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市가 두 군데 더 있는데, 이 지역들은 역시 스이타시 옆에 붙어있다. 토요나카시(豊中市)와 미노시(箕面市)로 내 생활의 주무대라고나 할까. 살기는 스이타시에서 살고, 토요나카시에서는 사람들과 만나 이런 저런 모임을 갖고,   미노시에서는 일본어 공부를 했다.  이렇게 세 市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지낼 정도니 말이 市이지 서울시의 區정도의 크기인 곳이다.   그러나 크기에 상관없이 내게는 낯선 땅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하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


희미하게나마 한글로 '안전한 생활을 위하여'라고 쓰여있다.

집을 구하고 시야쿠쇼(市役所, 시청)로 외국인등록을 하러 가니 신청이 끝난 후 직원이 '안전한 생활을 위하여'라고 한글로 쓰여진 얇은 책자를 주는 것이었다 (물론 4개 국어이긴 했지만).     

왜 이리도 반가운지...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한국인을 위하여 한글이 들어간 책자를 만들어 내다니, 감격했다. 물론 오사카후에는 한국인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는 외국인을 위하여 이런 배려를 해주다니 고마웠다.     

이 책은 스이타시 소방본부에서 만든 것으로 '화재의 예방, 방화, 피난, 구급, 지진'에 대비한 지침서였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지역 특성을 가진 곳이니 반드시 읽어볼 만한 책자였다.   그 이후로는 市에서 발행하는 신문이 한 달에 두 번씩 와서, 市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방재 핸드북'. 배경 사진은 스이타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 12면의 지면에   행정 업무, 시 의회, 시 주최의 강좌와 행사, 재활용품을 이용한 모임,시 체육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보건소의 여러 진찰 내용과 강좌,  시에서 이루어졌던 행사의 사진 등    겉보기 홍보용 기사가 아닌 실속있는 다양한 기사가 가득 들어가 있었다.  물론 내가 참여한 행사는 2개 밖에 안되었지만 신문을 보고 있노라면 참 많은 일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1998년에는 '방재핸드북'이라는 책자를 받았다(나뿐만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배달된 것). 처음에 받았던 책자보다 더 자세히 지진, 화재, 풍수해, 그리고 피난에 대해 쓰여있었다. 지진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아야 하는 일본인에게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행동 지침과 비상 식량이나 구조용 도구, 그리고 지역내의 피난처를 정확히알고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생활의 벗'이라는 안내서.

피난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피난지로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피해가 심하면 피난소인 학교 강당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지진에 대해서는 참으로 세밀하고 조직적인 대책을 마련한 나라다.   

마지막으로 받았던 책자는 '생활의 벗'이라는 제목으로 市안에서 일어나는 생활 전반에 관한 안내서였다. 그 이전에 받았는 지 안 받았는 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이 책 한 권이면 일본인이건 외국인이건 처음 이곳에 와서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다.

그 목차를 살펴보면,   市에대한 개요,  '가까운 행정'으로 조직과 하는 일 의회 선거 공청회 자치회등,  '인권의 존중'으로 인권계발에 대한 노력,  '여러 수속에 대해'는 호적 주민표 증명서 외국인등록 세금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아기에서부터 고령자를 위해'서는 출산 탄생 육아 보육 교육 육성 고령자 보호와 시설,     '건강과 복지를 위해서'는 건강 복지 장애,  '쾌적한 생활을 위해서'는 생활환경(쓰레기 상하수도 환경보전) 주택 화재 사고 직업 각종 상담,    마지막으로 공공 시설의 안내이다.

 대부분 살면서 한 번씩은 부딪히는 문제들을 당황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 중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찾게 되는 부분이 공공시설에 대한 부분이다.    

스이타市의 인구는 약34만명 정도, 면적은 36.11제곱킬로미터이다. 이 정도면 조금 작지만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구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시민병원 1곳과 보건소 4곳, 복지회관 3곳, 아동회관 10곳, 문화회관 1곳, 도서관 6곳, 박물관 1곳,   공민관(작은 지역 행사나 장례식장으로 이용) 29곳, 여러 이름의 회관13곳, 시민센타가 4곳, 시민체육관이 5곳, 야구장이 5곳, 종합운동장 1곳, 시민 수영장이 4곳이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만국박람회기념공원'이 있다. 시 전체가 공공시설로 가득 찬 느낌이다.  

개인들에게는 돈이 없어도 나라가 부자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시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여러 이름의 회관을 만들어 시민들이 목적에 맞게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많은 시설들이 시민의 세금과 나라의 보조로 이루어지니 무슨 행사만 있으면 참여해야만 낸 세금이 아깝지 않다.  ) 

이렇게 3년 동안 市의 운영방법을 보며 자치 단체의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 짜가며 연구하고 실행하면 할수록 '열린 행정'으로의 길이 열리며,  시민들로부터 신임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0.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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