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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콸콸 흐르는 마을     구조하치만(郡上八幡)

 

나고야 근처의 기후현 중앙쯤에 위치한 이 마을은 일본 北알프스의 산악지대로 올라가는 156번 국도나 東海北陸道(고속도로)를 다니면서 자주 지나쳤던 곳이다.  156번 국도는 나가라가와(長良川)라는 그리 넓지는 않지만 수량이 풍부하고 계곡의 경치가 아름다운 하천을 끼고 달리는 강변도로로 기회가 닿으면 기차(長良川철도)나 자전거를 타고 찬찬히 다녀보고 싶은 곳이다.

이 도로의 중간에 있는 구조하치만(君上八幡)이라고 하는 이름이 조금 특이하여 기억에 남는 동네가 있었는데,  기후(岐阜)현 여행안내 잡지를 사보니 하치만성(八幡城)을 비롯하여 몇가지 볼거리를 가진 관광지로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그러나 특별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 곳으로 근처를 다니면서도 강변 구경만 했지 굳이 마을안을 둘러볼 생각은 별로 없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요시다川의 新橋 다리밑

그러던 어느날 TV의 여행프로에서 이곳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제법 유명한 TV 탤런트가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소개하는데 예상대로 별달리 흥미를 끄는 것은 없었다. 동네 자체도 그다지 볼 것도 없었고, 음식점엘 들어가도 그냥 한가한 시골마을 음식점일 뿐. 
 

다만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채널을 돌리지 않고 그저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마을사람들도 관광같은 것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지 취재에도 시큰둥하게 대꾸하고 있었다. 특히 은어낚시의 달인이라는 동네 할아버지에게 찾아가 어떻게 하면 맛있는 은어를 잡아 먹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가게 가서 사먹어!”하는 퉁명스러운 대답에 머쓱해하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그러다가 이 탤런트가 동네 개천으로 나갔는데 이 장면부터 눈이 크게 떠졌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 계곡위로 높다란 다리가 놓여 있었는데 이곳에서 동네 아이들이 물로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높이도 꽤 높아 보이는데 조그만 아이들이 다리 난간위에서 시퍼런 계곡물위로 용감하게 뛰어내리는 모습들.   국민학교에도 들어가기 전 공릉동 공대 근처의 어느 계곡 바위에서 계곡물에 뛰어들었다가 한길이 넘는 차가운 물속에서 헤부작거렸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린시절은 저렇게 지내면서 커야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돌아오는 길 뒤로는 나가라가와의 강물이 오후 햇살에 반짝거리고, 배경음악으로는 아이들이 부르는 이노우에(井上陽水)의 少年時代라는 곡이 흘렀다.
 

夏が過ぎ 風あざみ

誰の憧れにさまよう

靑空に殘された 私のこころは夏模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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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하치만의 대표적인 샘인 "宗
祇水(소우기스)" 로 가는 길


"宗
祇水"는 일본 환경청의 名水 100선에도 지정되었단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뒷골목 やなか水のこみち


골목 입구에 있는 샘물


우다츠(방화벽)가 세워진 골목길 집들 - 한적한 시골마을에 굳이 이렇게 다닥다닥 벽을 붙여놓을 필요가 있을까?


강가에 쓰러질 듯 지어진 집들 - 아무래도 이동네는 땅값이 비싼 모양이다.

이러한 장면을 기억에 담아두고 있던 9월초 어느날, 드디어 구조하치만을 찾아 나섰다.  東海北陸고속도로를 중간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가서는 빈터를 찾아 몇 바퀴 마을을 돌다가 어쩔 수 없이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 많지는 않은 관광객들 틈에서 마을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는 볼거리가 꽤 있었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신경을 써서 꾸며놓은 볼거리들을 거리 곳곳에서찾아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마을 한복판을 시원하게 흐르는 강과 함께,   여기저기서 맑은 물들이 콸콸 흐르는 거리풍경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드디어 문제의 다리에 도착했다. 지금은 관광안내소로 쓰이는 마을 舊청사 광장앞의 新橋. 생각보다는 다리가 꽤 높았고 다리밑에는 시퍼런 강물이 하얗게 물거품을 머금고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경고문 겸 안내간판을 보니 높이가 12m 란다.  태능수영장 제일 높은 다이빙대의 높이가 아마 9m였던 것 같은데...  다이빙 아니 점프 포인트인 4번째 가로등 밑에 서서 아래을 내려다 보며, 생각은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 살쯤이면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었을까.  높이나 물살을 보면 초등학생 정도에서는 뛰어내리기 어렵겠지만,  아이들 중에는 뛰어내리는 아이도 있겠지.

나중에 들어보니 이곳의 점프가 TV에도 방영되고 유명해지자 금년에는 점프대회를 열 예정이었다는데 대회 도중인가 사고로 아이가 한명 죽자 모두 취소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일 또래 아이들이 다들 뛰어내린 후 우리 꼬맹이 혼자서만 다리 한가운데 서서 겁이 나서 주저주저 망설이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뛰어!  괜찮으니까 겁먹지 말고 뛰어!” 라고 할까 아니면 “세상에는 더 크고 중요한 일이 엄청 많으니 그런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려가자!” 라며 등을 두드려 줄까?  그것도 아니면 다이빙 학교를 보낼까?     이 다리가 멋지게 뛰어내린 아이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남겨줄 수 있다면 뛰어내리지 못한 아이들의 추억에도 상처를 남기는 일이 없기를...


동네아이들이 강물로 뛰어내리는 新橋 - 4번째 가로등 밑(다리 가운데쯤)에서 하얗게 거품을 물고 빠르게 흐르는 강물로 점프를 한다.

구조하치만(郡上八幡)은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인 기후현 중앙에 있는 마을로,  시가지의 한가운데를 요시다가와(吉田川)와 코다라가와(小良川), 오토히메가와(乙姬川) 등 3개의 맑은 하천이 흘러들어와 마을의 서쪽을 흐르는 나가라가와(長良川)로 빠져나가는 인구 약 17,000명의 조그만 산간마을이다.

이 마을은 원래 하치만성(八幡城)의 성시(城下町)로 ,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郡上八幡城은 일본 戰國時代 말기(1559년) 최초로 세워졌으나, 메이지(明治)시대 廢藩置縣(1871년 幕府의 지방행정단위인 藩을 철폐하고 縣을 설치)정책과 함께 성이 철거되었다.   이후 1933년 大垣城을 참고로 목조 4층의 天守閣(망루) 등이 재건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하치만성의 성시마을인 구조하치만은 “물과 춤의 마을”로 불리우는 곳이다.  

일본의 名水 100選에 뽑힌 “宗祇水”를 비롯해 마을 여기저기 맑고 깨끗한 샘물과 용수로가 흐르는 물의 마을. 마을의 중심부를 흐르는 나가라가와(長良川)의 지류인 요시다(吉田川)강은 여름이면 마을 아이들의 수영장이 되고, 은어낚시 시즌에는 낚시꾼들로 붐비는 곳.  최근에는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은 곳이다.   

그리고 밤새워 춤을 춘다는 일본의 중요무형민속문화재 구조오도리(郡上おどり)로 유명한 마을이다. 구조오도리는 7월의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약 1개월간, 마을 여기저기서 거의 매일 같이 춤판이 벌어지는데, 특히 오봉(お盆: 양력 8월15일전후, 우리의 추석에 해당) 전후의 4일간은 철야 춤으로 새벽녘까지 춤을 춘다고 한다.  구조오도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1758년 일어난 寶歷騷動(난)으로 많은 마을주민들이 처형된 이후,  황폐해진 민심을 회유하기 위하여  이전부터 있던 봉오도리 춤을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함으로써 오늘날과 같이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구조오도리의 시즌은 이미 끝난 뒤였다.


이번에는 지역한정판 우표를 기념으로 샀다. - 구조오도리(춤)


왼편은 가마우지(새)를 이용한 낚시, 오른편은 하치만성

 


셔터에 그려진 마을의 상징


예전 마을청사 - 지금은 기념관


마을의 중심거리 新町通


樂藝館


길거리의 예전 건물


오래된 집에는 글을 써붙인 소쿠리가 장식품으로 걸려있었다.


하수구인줄 알고 들여다 봤더니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었다.


예전 창고건물 - 창문은 쇠로 만들어 붙였다.


관광지면 의례 있는 지자께(그 고장에서 담근 술)을 파는 가게


기념품 가게 - 빨간 우체통을 기념품으로 판다.


도로 한편을 흐르는 용수로


하수구(지하 배수구?)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도 맑다.


우다츠(방화벽)가 세워진 거리풍경


지붕 높이가 각각 다른 2층집 4채


거리에서 발견한 지붕신사(屋根神)


또하나의 지붕신사


이가와코미찌(いがわ小?
) - 마을의 도로 뒷편으로는 좁은 골목길 옆으로 맑은 용수로가 흐르고 있었다.  이 물은 예전부터 마을주민들이 세탁이나 채소를 씻는데 사용해 왔는데,  도로를 따라 계속 흘러내려가며 방화수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이가와 코미치의 용수로는 중간중간을 막아놓고 잉어나 은어 등 각종 물고기들을 키우고 있다.


용수로가 끝나는 곳에는 지역미화운동을 잘했다(?)는 상패가 붙어 있다.

 
뒷골목 작은 개천가에는 어딘지 낯익은 풍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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