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겨울   가미오까(神岡) (2)

 


스고(數河)고원 휴게실 앞 신사 사당. 그 앞의 장대는 도로옆에 일정 간격으로 꽂혀있는데 눈이 많이 올 경우 도로 경계선을 나타내는 것이다. 약 2M 정도가 넘은 것 같았다.

기후의 다카야마(高山)에서 41번 도로를 따라 북으로 올라가면  고개를 하나 넘게 된다.  數河(스고)高原.   이 고원을 넘어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가미오까(神岡)이 나오고, 계속 가다 보면 동해 연안의  토야마(富山)까지 가게 된다.   

가미오까(神岡)라면 "신의 언덕"이란 뜻인가?  일본에서는 높은 산이나 고원을 신(神)과 연결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남쪽에서 가미오까로 가다보면 스고 고원을 넘어서 내려가므로 그다지 고지대란 생각이 들지 않지만,  북쪽의 토야마에서 남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므로 산 중턱에 있는 분지인 가미오까(神岡)를 말 그대로 신들이 사는 고지대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신이 살았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겨울 동해쪽에서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남쪽으로 불어 내려오며 높은 산을 넘다보니 엄청난 눈을 뿌린다.  41번 국도의  스고(數河)고원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원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의 적설량이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스고(數河)고원  나가레하(流葉) 스키장 아래의 버스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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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는 눈으로 막혔다.


도로휴게실 소바(메밀국수)집

이 스고(數河)고원을 넘어 서면 계곡이 따라 길게 형성된 분지가 나온다.  이곳이 가미오까(神岡)이다.  오쿠히다쪽에서도 이곳으로 내려오는 도로가 있다.  반대로 이야기를 하면 북쪽 바닷가의 토야마에서 가미오까로 올라오면  왼쪽으로 깊은 산속의 오쿠히다 온천지로 들어갈 수 있고,  오른편으로 고개을 넘어가면 다카야마(高山)로 갈 수 있다.  

일본도 인구에 비해 국토가 좁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여산다.   그래서 그런지 산간지대에도 사람이 살 만한 평지에는 여지없이 집들이 모여있다.   이 곳 가미오까도 계곡 하천변을 따라 판자집(목조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가미오까 중심지


飛?神岡역  밑을 흐르는 하천.  
쓸쓸한 폐광 동네이지만 만화를 연상하며 그 속으로 들어갔다가 온 느낌이 드는 곳.

넓다란 계곡 분지인 가미오까 중심지의 북쪽에서 토야마로 내려가는 가미오까 철도가 시작된다.  북쪽으로 흐르는 계곡은 점점 좁아져 광산을 지나면 마을도 당분간 보이지 않고,  철도가 지나는 계곡의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간간이 집들이 보일 뿐이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이 동네를 처음 보았을 때, "아하!~ 여기구나 ~" 하며 생각난 장면이 있다. 미야자키하야오(宮崎駿) 감독의 만화 영화인 "하늘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에서, 주인공 둘이 집들이 절벽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사이 좁은 계곡으로 광산 철도가 나 있는 곳에서  광석운반차량을 타고 도망다니던 장면.   그 만화를 볼 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단순히 작자의 상상에서 나온 지역인가 보다 했다.

그런데 여기를 보니, 실제 이곳은 좀 넓은 분지같은 지형이지만, 산에는 광산이 보이고 가운데로 흐르는 하천 옆으로는 다다닥 집들이 붙어있고 기차가 있고.... 마치 이런 지역을 농축해서 만든 장면 같았다.  


가미오까 광산. 정련공장.

가미오까 광산은 일본 최대의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비철금속광산이었다.  1,300년전 발견되었다는 이 광산은 메이지(明治)시대 이후, 미츠이(三井)재벌의 주력산업 중의 하나로 일본내 아연 생산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해 왔으나,  일본 4대 공해병중의 하나인 이따이이따이(아파 아파요!)병의 발생원인지로 악명을 떨친 곳.   

이따이이따이(イタイイタイ)은 몸속에 카드늄이 축적되어 뼈가 물러지면서 몸속 여기저기에서 부러져,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이따이이따이(아파요! 아파요!!)라고 부르짖어 명명된 공해병으로,  가미오까 광산에서 흘려 버린 카드늄이 하천유역에서 재배된 쌀을 통해 체내에 축적되어 발병되었다고 하는 공해병이다.   

이미 1900년대초에 하천 하류지역의 주민들이 이 병에 신음하고 있었으나,  광산은 금, 은, 동, 납, 아연 등 풍부한 금속자원을 배경으로 조업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이따이이따이병 소송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적 사정으로 70년대 이후 급격히 쇠퇴하여 유명했던 노조사무실도 잡초속에 버려지고,  2002년 결국 수입광석을 처리하는 정련공장만을 남기고 폐광되었다고 한다.   

별 생각없이 눈구경을 하러 간 동네였었는데......  아주 아픈(이따이)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광산앞 풍경


광산앞 풍경 - 이 강을 따라 중금속 폐수가 흘러내려갔다.

 

가미오까 철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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