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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광고포스터에 나와 있는  마을 입구의 온천탕으로 내려갔다.

노천 온천(露天溫泉)의 원숭이들

 

1999년 겨울 어느 TV방송에서 나가노현(長野縣)에 있는 온천을 소개하는데, 노천 온천에서 원숭이들이 사람 못지 않게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온천을 즐기는 것을 보고,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고쿠다니온천(地獄谷溫泉)의 딱 하나 있는 여관의 전경.


여관 건너편에 있는 뜨거운 온천물이 솟아 오르는 "분천(噴泉)"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내가 보아도 신기한데 서양에서 온 사람들 눈에는 오죽 더 신기하랴. 70년대 LIFE라는 잡지에 일본의 여러 풍습이 소개되면서 이 온천도 나왔는데 그 당시에도 무척이나 화제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온천을 최근에 다시 TV에서 보게 되어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보랴는 생각에 무작정 짐을 챙겨 떠났다.

나고야에서 3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이 나가노현(長野縣 下高井郡 山ノ內町)의 시부온센(澁 溫泉). 산에서부터 계속 이어진 계곡 하천의 한 쪽에 줄지어 있는 온천 마을에서, 원숭이들을 볼 수 있는 지고쿠다니온천(地獄谷溫泉)으로 가는 길을 찾아 헤매다가 드디어 산을 넘어가는 길을 발견했다.


원숭이들의 노천 온천 전경.

그러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자동차로는 갈 수 없고... 원숭이 보러 왔다가 땀 흘리며 등산...30분 정도 걸으니 다시 눈 덮인 계곡이 나오고, 온천 물을 아랫 동네로 끌어가는 배수관들이 쌓인 눈 밑에 있는지 여기 저기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래서 이 곳 이름이 "지옥 계곡"인가 보다.

後樂館이라는 딱 하나 있는 여관에 도착해서 보니 원숭이들(일본 원숭이로 얼굴과 엉덩이가 빨갛고 털이 짧다. 원숭이 종류로는 가장 북쪽에 사는 것이라고 한다)이 보이기는 하는데 생각만큼 많지가 않아 또 속았나 했더니,


여기는 원숭이들의 극락

계곡 더 위쪽으로 "地獄谷野猿公苑"이라는 곳이 있었다. 5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크지 않은 엄마 원숭이, 애기 원숭이들이 여기 저기서 마구 뛰는데... 한 쪽에 있는 온천에는 사진을 열심히 찍어대는 서양 사람들을 위해 여러 마리가 들어가 우아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뜨거운 물에 원숭이들만 들어가서인지 동물 특유의 조금 역겨운 냄새가 확 올라오지만, 숨을 덜 쉬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왠지 원숭이 가족의 전속 사진사가 된 듯 한 기분이 든다...


크~~ 시원하다~~

의외로 얌전한 원숭이들을 보니 사람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다른 유명한 원숭이들, 토치키현 닛코시(日光市) 관광지에 있는 원숭이들은 선물 가게의 물건들을 몰래 훔쳐가거나, 관광객들의 가방이나 선물 보따리를 사납게 잡아채가서 과자류를 꺼내 먹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귀엽다고 과자를 주니 수 십년간 버릇이 들어 이제는 산에서 먹이를 찾기보다 사람들을 공격하게 된 것이다.

여기는 공원 자체가 작아서 원숭이들도 적고, 사람들도 적어서 아직까지는 서로의 영역을 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언제고 사람들에 의해 귀여운 동물이 골치거리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배 부르고 몸 따뜻하니 졸립네...

사실 여기 원숭이들이 온천에 들어가게 된 계기도 예전에 이 계곡에 살던 어떤 사람이 겨울에 먹이를 주어 가면서 원숭이들을 불러 모았고, 우연히 온천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면서부터 원숭이들의 전유물이 되었다고 한다. 여관의 주인 할머니는 몇 십년간 원숭이들과 같이 목욕을 했다고 하는데... 왠지 찝찝... 하도 원숭이들이 여관의 온천에 들어가기 때문에 손님들이 싫어해 새로이 근처에 노천 온천을 만들어 입장료를 받고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돈을 내도 우리에 갇혀있거나 쇠사슬에 묶여서 재롱을 피는 원숭이보다는 자유롭게 뛰놀며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내 마음도 가볍고 즐거웠다.


누가 등 좀 밀어주면 좋겠다.


내가 등에서 이 잡아 줄께.


엄마, 나 빠질 것 같아서 무서워요. 붙잡아 주세요.


에구 에구 이 목에 때 낀 것 좀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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