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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시시한 이름의 시라호네온센(白骨溫泉)

 


白骨온천 노천탕 입구 : 한참을 내려가야. 온천

내가 시라호네(白骨)온천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일본여행 안내서의 北알프스(中部山岳公園)소개 내용에서였다. 이름이 어째 으시시하지 않은가?     

몇 년 전 그 유명한 가미코지(上高地) 여행계획의  첫번째 목적지로 白骨온천을 잡은  나는 아침 일찍 東京을 출발하여 마츠모토에 도착했다.   

그러나 하루에 2-3번 밖에 없는 白骨온천행 버스는  이미 출발한 후였고,  백골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자는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노출이 너무 많아 사람이 잘 안보이네!!

 아쉽지만...   언젠가 한번쯤은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는데 기회는 왔다.

두번째 들른 들끓는 인파 속의 가미코지를 벗어나 시라호네로....깊은 산악지역에 자리잡고 십여 채의 온천장 여관이 빼곡히 들어 차 있는 조그만 온천마을.    

8월의 뜨거운 햇볕아래서 으시시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동네를 한바퀴 둘러본 후, 숙박하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는 몇 개의 온천탕 중  광고포스터에 나와 있는  마을 입구의 온천탕으로 내려갔다.


여탕 : 하늘도 보이지 않는 로텐부로는 뭐하러  만들어놨어!

입구에서 계단을 타고 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도중  숲 사이로  희뿌연 온천탕과  훌러덩  벗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아니!)  한참을 내려가 계곡 밑에 도착하자 그곳이 온천.

엉성하게 지어진 매표소를 지나 탕 속에 몸을 풍덩!  계곡사이로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고,   푸른빛이 도는 뽀얀 온천물에서는 유황냄새가 많이 났다. 탕에서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 계곡위로 도로가 있잖아!  

가끔씩 지나가는 차량의 윗부분이 보일 정도로 탕은 완전한 노출상태. 내려오는 계곡길에서도 살짝 살짝 보이고.  날씨도 더운데 그만하고 빨리 올라가자...  보통 목욕탕에 가면   여자들이 늦게 나오는데 이곳은 반대. 위로 오르는 숲속 계단 여기저기 목욕을 후다닥 마치고 나온 여자들이 어색한 태도로 동행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아내는 신이 나서 연신 아래를 내려다보고...   나도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있는데 아내의 말이 뒷통수를 때렸다. "여탕은 위에 차양이 쳐있어"

 

 

*** 2004년 7월13일, TV에서 들은 좀 기막힌 내용이다.
우선 어느 잡지에서 폭로 기사로 쓰여진 것을 리포터를 보내서 다시 취재한 것인데, 이 시라호네 온천의 계곡 옆 "공공목욕탕"의 물이 가짜라는 것이다. 완전히 가짜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어찌 되었건, 아침마다 이 탕의 관리자가 물속에 "입욕제(入浴劑)"를 넣어서 물 색깔을 희뿌옇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허허~~ 그냥 허탈 웃음만 나오는 이야기이다. 연간 이 온천에는 49만명 정도가 찾아오고, 공공탕에는 7만명이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했다는 변명이다. 영업을 개시한 1994년에는 희뿌연 물이 나왔는데, 1996년 원천(源泉)을 바꾼 후부터 물이 그냥 투명하게 나와, "쿠사츠(草津) 온천 HAP"라는 입욕제를 사서 뿌린 것이다.

이 입욕제는 원래 밤색물인데 이 온천물에 조금 넣으니 화학 반응을 일으켜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허옇게 된다. 이 시라호네 온천의 이미지 포스터에는 희뿌연 물을 자랑하는 공공탕 사진만 사용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렇게 하였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마을의 일부 다른 료칸들에서도 사용을 했다는 것이다. 마을 전체가 서로 알고 있으면서 계속 묵인을, 서로 감춰주며 영업을 한 것이다.

일본이라는 온천 왕국에서 이런 배신이... 스스로 만든 이미지, 남들이 동경에 찬 눈으로 바라보는 이미지가 이제는 자유롭고 편안한 즐거움이 아니라, 머리 싸매고 사수해야 할 스스로를 묶는 무거운 올가미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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