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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제일의 벚꽃  타카토오(高遠) 성터 공원

 


타카토오 마을 뒷편 산 중턱에 자리잡은 성터로 벚꽃이 만발. 보이지는 않지만 지도의 왼쪽 편이 마을이고, 더 왼쪽으로 멀리 눈 덮인 흰 산이 있다.

나고야에서 벚꽃을 제대로 못 즐겨서 아쉬운 마음에 며칠 동안 벚꽃, 벚꽃 타령을 했는데, 우연히 자칭인지 타칭(1990년에 일본 벚꽃 명소 100選에 뽑힘)인지는 모르지만 "일본 제일의 벚꽃 명소"라는 곳을 알게 되어 열일 제치고 달려가 보았다.

나가노현의 타카토오 마을(長野縣 高遠町). 아~~ 이름 그대로 벚꽃이 핀 높고 먼 마을... 왠지 상상만으로도 도심과는 다른 분위기를 맛 볼 수 있을 것 같아 새벽 5시 반에 집을 출발,

신나게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8시쯤, 이나(伊那)I.C에 거의 다 와서는 이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온거겠지 하며 I.C를 내려오니, 이게 왠일! 고속도로 요금을 내기 위해 엄청 많은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차장에서 바라 본 산 중턱의 성터 공원. 벚꽃 천지.

거의 토쿄(東京) 방면에서 온 차들로 꽉 막힌... 으이구 하여간에 일본 사람들 부지런한 것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우리가 5시 반에 출발했는데 이 차들은 아마 4시쯤에는 떠났나 보다. 역시 "일본 제일의 벚꽃 명소"를 외국인인 우리가 갈 정도면 일본인들에게는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겠지.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은 어느 정도 예상 했지만 좀 심하다.

거의 마을 입구까지는 외길이어서 앞 차를 따라 지루하게 한 바퀴씩 굴리며 동네 담벼락만 구경하며 가다 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성터에 도착하면 해 떨어지지...


벚꽃 잔치라고 분홍색 등을 달아 놓았다.

이 마을의 홈페이지에서 뽑아온 동네 주차장 지도를 보며 다른 샛길로 들어가 마을을 빙 돌아 三峰川이라는 하천 옆  공터에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었다. 한 숨 돌리고 15분 정도 슬슬 걸어서 성터 아래까지 오니 다른 차들은 아직도 줄을 서고 있다. 아마 주차장이 성터를 빙 도는 길 주변에만 있다고 들었나 보다. 원래는 그렇지만 이 시기에 마을에서는 여기저기 공터를 무료 주차장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오면, 좀 걸어도 차 안에 갇혀있는 것보다는 낫다.

산 중턱의 성터라 앞 사람들의 엉덩이만 쳐다보며 올라가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핀 벚꽃으로 눈이 부시다.


뒷편으로 간이 가게들이 보이고, 일단 자리 깔고 먹고 보자는 사람들.

나고야는 여기보다 남쪽에 있어서 벌써 다 떨어졌는데, 여기는 다 핀 나무도 있고 아직 반 정도만 핀 나무도 있다. 대개 4월 첫 주와 둘째 주 토,일요일이 가장 만발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라고 하니, 우리는 얼떨결에 때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500엔의 입장료를 내고 성터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휴~~ 아니나 달라, 벌써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 늘어선 간이 식당(屋臺店)들에서 뿜어내는 냄새... 이 한적한 시골에 여기만 이렇게 왁자지껄 붐빈다.

이래서 아까 올라오면서 보니, 좀 비싸보이는 카메라를 든 아저씨들이 새벽부터 와서 사람 없는 틈에 얼른 찍고 내려가는가 보다.


멀리 눈 덮인 흰산이 보이니 왠지 신기하다.

1875년(明治8)에 성터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1500本 정도의 벚나무들이 심어졌다고 하니, 굵게 잘 자란 벚나무들이 머리 위에서 거의 엉킬 정도로 뻗어있다. 그러나 꽃은 아래의 마을보다는 좀 덜하다. 완전히 가득 핀다면 아마 그 꽃들을 보기 위해 목이 꺽일 것 같다. 꽃은 벚꽃의 종류 중에서 흔히 보는 거의 하얀색의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와는 다른 종류로 코히간(小彼岸)이라 해서 조금 크기가 작고 더 분홍색을 띤다.

꽃 보기가 좋아도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갑갑한데, 갑자기 멀리 눈 덮인 산(코마가타케駒ケ岳 라는 산인 것 같다. 2956m)이 벚꽃 사이로 확 보인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보니 마을 전체가 시원하게 아래로 보이고 군데 군데 벚꽃, 벚꽃... 그리고 멀리 높은 산... 아~~ 이래서 여기가 일본 제일이라고 하나보다. 여기 저기서 할아버지 카메라 부대들이 너도 나도 산을 배경으로 벚꽃을 찍으려고 대포같은 카메라를 꺼내 조준하고 있다. 나도 질세라 틈새 사진!

산까지 찍고 나니 얼른 여기를 떠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마을로 내려오니 아직도 도로는 자동차로 꽉 막혀있고... 큰 길보다는 뒷길로 들어가 보니


다닥다닥 붙은 이층 집들 사이로 벚꽃이 만발.

 집들 사이 사이로 벚꽃이 만발하지만, 도심도 아닌 산간 마을인데 왜 이리도 집들은 다닥다닥 붙여서 지어놨는지... 그래도 앞에 하천이 있고 벚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의외로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이 곳 사람들이 누리는 한적함을 우리도 좀 누려보고 싶어서 허술한 작은 놀이터에서 벚꽃과 함께 오락가락...

아마 성터 공원만 보고 돌아왔다면 별로 좋은 구경이 안 되었을텐데, 마을도 같이 둘러 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좋다. 정말 일본 제일인지 어떤지는 다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도심의 어느 명소보다는 낫을 듯 싶다.


성터 공원에서 내려오다 보면 마을이 보이고
머리 위에는 이런 등을 길따라 달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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