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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500번 봄을 맞이한 우스즈미자쿠라(淡墨櫻)

 

 

나고야시의 북서쪽 위, 기후현 모토스시(岐阜縣本巢市)에 있는 수령 1500여년의 우스즈미 벚나무(淡墨櫻). 나고야에서 살면서 꼭 한 번 봐야겠다고 작정했는데 어영부영하다 두 번의 봄이 그냥 가고, 이번 세 번째 봄에 기를 쓰고 가 보았다. 이미 前週에 "고죠가와" 근처의 벚꽃들을 눈에 가득 담아 보았기 때문에 "벚꽃" 그 자체를 즐기러 가기 보다는, 도대체 수령 1500년의 나무가 어느 정도 커다란 지 그걸 보고 싶어한 것 같았다.

꽃 피기 한참 전 2월부터, 인터넷에서 모토스시의 사이트에 들어가 이 나무의 開花, 滿開 시기에 대해 알아보고, 달력에 대충 가야할 날짜를 정해 동그라미를 쳐 놓고... 하여간 다른 데는 안가도 여기는 꼭 가려고 준비를 하였다.

4월10일, 지금이 한창 피었다고 한다. 하늘도 파랗고 기온도 적당히 따뜻하다... 아마 오늘도 여지없이 카메라 부대들이 진을 치고 있겠지.... 그 카메라 부대들을 보기도 한참 전에 이미 좁은 157번 왕복 2차선 도로의 가는 방향이 주차장이다. 아직도 몇 십 Km는 더 가야 하는데... 길 건너편에 있는 24시간 편의점 벽에는 " 이 길 마지막 편의점"이라고 쓰여진 종이가 친절하게 협박(?)하듯이 붙어있다. 이렇게 정체가 심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설마 했는데... 할 수 없이 도중에 "차를 버리고" 가기로 하였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을 찾아보니, 타르미(樽見)철도 회사의 "모토스역(本巢驛)"이란다. 논과 밭이 있는 평편한 넓은 지역의 주택가 사이 작은 역이 있다. 건너편으로는 역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주차장이 너무 넓직하고. 아마 1년에 한 번 우리같은 사람들이 꽤 많이 여기에 차를 세우고 기차를 타고 가는 것 같다. 몇 몇 가족들과 기다려서 사람들로 꽉 찬 기차를 타고 30분 정도 땀을 흘리며 서 있자니 괜스레 차를 버리고 온 것 같아 후회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철로 옆 도로변에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를 보면서 기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뭔가 기쁘다는 듯이 수근덕거린다. 아마 저 사람들은 어디서인지 새벽에 출발해서 왔을 터인데 아직도 저기 밖에 못 왔다고.... 이 철도의 시발점인 오오가키역(大垣)에서 탄 사람들은 종착역인 타르미역(樽見)까지 1시간을 서서 고생을 했으니 웃을 만도 하다.


다리 건너 벚꽃이 만발한 곳이 우스즈미 공원이다.


다리에서 내려다 본 네오가와(根尾川)

타르미역에 도착을 하니, 이번에는 아침부터 와서 구경을 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길게 줄을 서 있다.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네... 네오가와(根尾川)라는 강을 끼고 있는 이 마을은 평상시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것 같이 한적한데 이 시기만 자동차와 사람들로 북적댄다. 길을 물어볼 것도 없이 그저 앞 사람을 좇아가니 강 건너 멀리 산모퉁이에 벚꽃이 돋보인다.


우스즈미 공원


노목 뒤편에 있는 작은 불당으로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우스즈미공원이라고 한다. 예전에야 그저 산모퉁이에 한 그루 서 있던 老木이었겠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쉬며 벚꽃을 보라고 넓은 잔디밭도 만들고 벚나무도 더 심은 것 같다. 잔디밭 쪽만 보면 푸근하게 쉬어갈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얼른 보고자 했던 우스즈미 벚나무를 찾아 가니, 기념 사진 한 장 찍기도 힘들게 사람들이 많다. 다들 긴 시간 고생하며 왔으니 쉴 틈이 어디 있으랴... 우리도 대충 찍고, 뭔가로 얼른 배를 채운 후 돌아섰다.

아침부터 기를 쓰고 와서 이렇게 나무 한 번 휙 쳐다보고 가야하나... 오면서 상상하기를 그래도 1500년 된 나무라니 가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1500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려나... 하며 혼자 흐뭇하게 웃었는데...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老木은 꽃을 피우는 것 자체도 그냥 지쳐 보인다. 계속적인 보호로 이나마 버티고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호젓하게 쉴 수 있도록 빨리 그 앞에서 한 사람이라도 떠나주는게 도와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스즈미 공원에서 보니 멀리 아직도 눈이 쌓인 산이 보인다.
대표적인 일본 달력 사진에 눈 쌓인 후지산이 멀리 보이고 바로 앞에 벚꽃이 피어있는 장면이 있어서
그런 사진을 우리도 찍어 볼까 했지만 좋은 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멀리 보이는 산은 白山(2702m)인 것 같다.

 

*** 이 우스즈미자쿠라는 전체 300여개나 된다는 벚나무 품종 중에서 "에도히간자쿠라(江戶彼岸櫻)"라고 한다. 수령은 1500여년. 나무 높이는 16.3m. 밑둥 둘레는 9.91m. 가지는 東西로 26.9m, 南北으로 20.2m 뻗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1922년 內務省 天然記念物로 지정되었다.

 

*** 일본에서 제일 오래된 벚나무는,
山梨縣 北巨摩郡 武川村의 야마타카진다이자쿠라(山高神代櫻)로 추정 수령이 2000년이라고 한다.
2위가 우스즈미자쿠라. 3위가 福島縣 田村郡 三春町의 미하루노타키자쿠라(三春の瀧櫻)로 수령 1000년 정도.

 

*** 제일 많이 보는 벚나무,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

메이지 시대(明治 1868-1912)가 시작되면서 에도(江戶, 현재 東京)의 나무 장사가 많은 染井村에서 만들어진 품종으로, 吉野櫻란 이름으로 팔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1900년 경 染井吉野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 품종은 오오시마자쿠라(大島櫻)와 에도히간자쿠라(江戶彼岸櫻)을 접해서 만들어졌다.


에도히간자쿠라


오오시마자쿠라


소메이요시노

참고 1.  2004년 4월 한 방송(Trivia 泉)에서 보았는데, 일본에서 80%의 점유율을 가진 소메이요시노 품종 중, 수령이 32년 된 나무 하나를 골라 그 꽃잎을 다 세어 보는 것이다. 꽃이 피기 전에 나무 주위에 기둥 네 개를 세우고 얇은 망사로 둘러 친 후 꽃이 펴서 지기까지 18일 동안 하나도 빠짐없이 주워 모았다. 꽃잎 크기의 사각형이 100개 그려진 종이에 하나 하나 셀로판테이프로 붙여나가, 합계를 보니 593,345개라고 한다. 셀로판테이프는 14Km나 사용하고...

참고 2.  사쿠라모치(??)에 사용되는 잎이 오오시마자쿠라 품종의 잎으로 소금에 절인 것이라고 한다. 이 절임은 대부분 이즈(伊豆)에서 만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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