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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京都  아오이마츠리

 

1999년 5월 15일,  교토(京都)의  아오이마츠리(あおいまつり)를 보러 가게 되었다. 사실 이 마츠리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4월말 교토 북쪽 지역을 같이 돌아다녔던 일행중의  한 사람인 미즈노씨가 헤어지기 전 버스 안에서 열심히 설명을 해주며  꼭 보러 오라고 해서  도대체 어떤 마츠리인가 궁금했다.

아침 9시쯤 집을 출발하여 10시 반경에 미즈노씨가 알려준 시모가모 진쟈(下鴨神社)에 도착하였다.   그 앞에서는 이 마츠리에 대한 안내문을 나누어주었는데 행렬이 11시40분에 도착한다고 한다. 신사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를 찾았는데,  그럼 그렇지... 괜찮은 자리다 싶은 곳은 벌써 신사에서 천막을 치고  의자를  갖다 놓고  有料席으로 만들었다. 미리미리 예약을 받아 좌석은 꽉 차고... 돈 없는 사람들은  좀 떨어진 곳 수풀 속에 자리를 깔고 기다리니...

나도 어딘가에 앉아야 하는데,  실제 신사 안은 나무가 크고 울창하여 그늘이 많아 사진 찍기에 곤란하지 않을까  싶어 신사 입구로 다시 나와 기다리기로 했다.

입구라 해도 동네 주택가 길이기에 좁아서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행사 진행을 보는 사람들이 길 한쪽 벽을 따라  흰줄을 그어 그 안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게 하고  반대쪽에는 행렬이 지나가므로 사람들이 가지 못하도록 하였다. (나중에 보니 여기가 가장 좋은 관람 위치였다.  사람도 별로 없고,  가까이서 행렬을 볼 수 있기에)  

기다리면서 보니 신기한 것이, 그어진 줄을 따라 할아버지 부대(?)가 쭉 서서 다들 모자 하나 눌러쓰고 좋은 카메라를 꺼내 이리저리 둘러보고들 있는데... 이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옷은 대충 입어도 카메라에는 엄청 돈을 쏟아 붓는데 보기와는 달리 여유 있는 삶이다.

이렇게들 기다리는 것이 완전히 벌서는 것과 같았다.   하늘은 파랗고, 햇볕은 쨍쨍, 아스팔트에  내가 녹아버릴 정도로  숨이 막히게 더운데  길 건너편의 그늘로 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대단한 인내다.    아직 행렬이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왠간하면 건너가서 기다리다 행렬이 보이면 제자리로 와도 될 것을... 참다못해 튀는(?) 한국인이 되기로 했다.   

건너편 그늘에서 땀 좀 식히는데,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오이마츠리는 6세기 중반 흉작으로 인해 飢餓와 疫病이 돌자 天皇이  內侍 쯤 되는 신하를 시켜서  '鴨의 神'에게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게 하였다. 신하는 고쇼(御所,궁전)을 출발해서 시모가모진쟈(下鴨神社)와   카미가모진쟈(上賀茂神社) 두 곳에 들려 天皇의 기원문을 낭독하고 가져간 供養物을 올렸다.   이런 의식이  平安時代(794~1192)의 약  400년간 천황을 대신해서  신하뿐만 아니라 皇女와 귀족들도 같이 가는 것으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다 보니 참가 인원도 많아졌고  귀족들의 화려한 의상 경쟁도  심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여러 이유로 중단되었다가 昭和28년(1953년)부터 교토의 3대 마츠리로 부활하게 되었다.

마츠리의 시작은 5월3일 시모가모진쟈(下鴨神社)에서 시작해서 다른 의식이 계속 치뤄지다가 15일의 행렬이 가장 큰 중심 행사이다.  오전 10시 반 고쇼(御所,궁전)에서 총 인원  511명과 牛馬40頭가 700m 길이로 행진을 시작하여 시모가모진쟈에서 1차 제례를 하고, 더 북쪽의 카미가모진쟈에  가서 2차 제례를 한 후에 고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인원들이 머리 장식에 '아오이'라는 풀을 꽂기 때문에  마츠리의 이름이 아오이이다.   

이 행렬이 지나가는 길옆에는 역시  사람들로 미여터진다.   내가 서있던 곳에서는 그 옛날 귀족들의 의상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   그러나 행렬이 얼떨결에 다 지나가고 보니 마츠리라고   이름 붙여 있지만  의외로 조용하게 끝나서 무언가 허탈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왔는데 왠지 볼거리가 적었다는 생각에... (2000.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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