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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京都)의 뒷골목을  가  보셨나요?

 


바람 한점 들어 오지 않는 길게 이어진 집들.대부분 판자여서 옆집 소리가 들릴 정도.

'교토(京都)'라는 지명을 들으면,  누구나 번쩍거리는 킨카쿠지(金閣寺)나 키요미즈테라(淸水寺)를 떠올리며  여러 유명한 절이나 궁전(御所)등 관광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관광잡지를 펼쳐보아도  사진으로 여기저기를 잘 찍어 한번쯤 가 보고싶게 만드는 교토의 모습.

그래서 그런지 나는 너무나도 다듬고 다듬어진 관광 홍보용의 이미지로 인해 교토를 차가운 도시라고 생각했다.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을 벗어나 교토를 느껴볼 수는 없는지...    기회는 왔다. N아줌마와, 아줌마의 친구며 교토에서 일본인 남편과 함께 35년을살아 완전히 교토의 수다쟁이 할머니가 된 프랑스인 J아줌마,


원래는 몇 채 더 있는데 길이 나면서 잘려 나감.잘려진 벽은 양철판으로 막고 산다.

그리고 나 셋이서 시내의 뒷골목을 돌아보게 되었다.물론 뒷골목만을 보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다.   

천천히 걸으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해 가며, 신기한 것이 있으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나한테 일본인의 생활에 대해 설명도 해주었다. 히가시야마구(東山區)의 산죠(三條)역에서부터 시치죠(七條)역까지의 뒷골목을 걸었다.    

걸으면서 첫 느낌은 '교토는 복 받은 도시다' 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전쟁을 겪지 않아서 몇 백년, 몇 십년 동안의 모습들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시장의 한 가게. 츠케모노(짠지) 종류가 참 많다.

어쩌면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도시 개발 제한이라는 정책에 묶여서 불편할 수도 있으나,  결국은 그 정책으로 인해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일년 내내 관광객을 모으고, 그 수입으로 살아간다고 해야할까. 어찌되었건 부러웠다.

그런 마음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우리나라의 예전 6-70년대쯤 될까,   무언가 아스라히 정감이 남아있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사람 냄새를 맡기 어려운 멋진 콘크리트의 건물들보다,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집과 몇 십년은 계속 달려 있었을 것 같은 우체통을 매단 현관문,


니시키(錦) 시장의 모습. 대부분 츠케모노와 생선, 과자류를 판다.

집 앞의 작은 공간이지만 정성껏 꽃 화분을 놓아두고, 다른 건물들 사이로 겨우 조금 들어오는 햇빛에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들이 구차한 살림살이지만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도 이보다 더 멋있게, 잘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이렇게 살수밖에 없는 체념이라고나 할까. 결코 그들이 처음부터 '전통의 보존'이라는 허울에 얽매여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이렇게 사는 것에 길들여져서 참고 사는 것일 뿐. 이런 말없는 길들여짐이 일본인의 모습일까. 그래도 이제는 그들의 구차한 모습이 또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되고 있으니 좋은 것은 무엇이고 나쁜 것은 무엇일까.    

돌아다니다 보면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이 너무 거리가 조용하다는 것이다. 모든 집들이 거의 다 붙어있어서 왠간하면 이 집 저 집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릴텐데 TV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들 문을 꼭꼭 닫고 자신의 영역 안에서 조용히 사는가 보다.

하긴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자신을 굳이 드러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조용히 살아갈 뿐.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어쩌면 자신들에게는 삶의 터전인 이곳이 관광용으로 개방되어지는 것이 싫어서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런 주거 지역이 현대식 아파트로 바뀌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땅 주인과 집 주인이 달라서 여러 이권이 얽히다 보니 개발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작은 땅에 작은 집이 여러 채 붙어있고, 또 그 집에는 다른 사람이 월세로 들어와 있는 주택 사정. 이러한 현실의 사정과 市의 정책이 어우러져 '교토의 이미지, 古都의 교토'를 만들어내나 보다.


가게도 있고, 일반 가정집도 같이 있다.전봇대가 많이 눈에 뜨인다.


가게 건물의 폭을 보세요.


집과 집 사이의 사람 한명 겨우 지나가는골목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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