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holland_back.gif

Home

생 활

그밖에..

 

  N 아줌마의 나가레 바시(流橋)

 

 

이 주변의 강을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길 안내도이다.
아줌마도 전체 편도 45km되는 길 중에서 왕복26km정도 다니셨다고. 다음날 허리가 무지 아프셨다고.

 

 

2006년 5월 초 연휴에, N 아줌마가 교토에 사시는 지인들과 자전거를 타고 나들이를 나가셨다.
아줌마는 대개 봄 가을이면 이 지인들과 만나, 하루 자전거를 타며 이야기도 나누고 구경도 하는 모임을 가지는 것 같다.
우리도 오사카에 있을 때 이 모임을 따라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우리가 자전거를 못 타기 때문에 우리를 배려해서 다들 정말 열심히 잘 걸어 다니셨다. 우리야 젊어서 "운동"이었지만 죄송하게도 그분들은 아마 나중에 꽤나 힘드셨을 텐데도 별 내색이 없었다.

 

오사카나 교토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내로 가는 지역을 골라 거기서 만나 걷거나, 관광을 위해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그 일대를 돌아다니는 짧은 여행이다. 돌아보는 곳을 관광 안내지에 나올 만한 정말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간다면 무지하게 실망이다.
전에 같이 갔었던 시가현의 미나쿠치쵸(滋賀縣 甲賀市 水口町)는 그저 농촌 지역을 돌아다녔는데,
그분들에게도 그리 신기한 구경거리가 없었던 것 같고 우리도 "관광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난 이 때의 여행이 너무 좋았다. 다리는 아파도 직접 농촌 마을을 돌아보며 한 집 한 집, 작은 꽃,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구경하는 것도 신기했고 (물론 들여다보인 집 사람들은 왠 낯선 사람들인가 경계했겠지만)
인생의 선배들과 이야기를 하며 얻어듣는 것이 많아 "편안한 일본"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볼거리만 좇는다면 쉴 새 없이 차를 타고 이동하며 카메라 하나 들고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해 좋고,
긴 세월 알아온 사람들,  알아갈 사람들과의 교감을 원한다면 볼거리는 적당한 선에서 충족하고,
같은 방향으로 마음이 흘러가도록 시간과 공간을 열어두어야 한다.

 

 

 

 

아줌마가 보러 간 곳은,   교토후의  쿠미야마쵸(京都府 久世郡 久御山町)와 야와타시(八幡市) 사이에 흐르는 강인 키즈가와(木津川)의,
코즈야바시(上津屋橋)라는 정식 이름의 나무로 만든 다리이다. 일명 나가레바시(流れ橋)라고 한다.

 

보통 다리는 견고하게 있어야 하는데, 다리가 흘러가는 떠내려가는 것이라니... 이름 때문에라도 유명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 양쪽 지역의 사람들이 이 강을 건너려면 나룻배(渡し船)를 탔는데, 여러모로 불편했는지 다리를 세우기로 했다.
완공된 1953년 당시의 기술로도 충분히 철골조의 시멘트 다리를 만들 수 있었을 터인데도, 왠지 옛날 모습을 지닌 나무 다리이다.

 

이는 특이한 발상으로, 이 다리가 걸쳐진 강이 홍수로 물이 불면 상류로부터 여러 쓰레기(?)들이 떠내려와,
이 다리의 교각이나 윗부분(橋桁)과 교각의 사이에 걸려 결국에는 물의 흐름을 막아  주위 제방이 무너질 위험을 일으킬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윗부분(橋桁)과 교각(橋脚)을 떨어뜨려 놓았다.

좀 이해하기 힘들지만, 대부분의 다리가 완전히 견고하게 붙어있는 것이 당연한 사실인데, 이 다리는 교각위에 그냥 윗부분이 "얹혀져" 있는 상태이다. 그렇지만 바람이나 좀 흔들림을 막기 위해 윗부분의 양끝에 일정 간격으로 고리를 달고 그 사이로 굵은 쇠줄을 통과시켜 양쪽 제방에 묶어 놓았다. 보행자나 자전거 전용 다리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만 해도 지탱을 하나 보다.
일종의 출렁다리인데 그 밑에 나무 교각이 있는 셈이다. 실제 홍수가 되면 이 윗부분이 아주 하류로 떠내려가지는 않지만 교각과 떨어져서 물 위로 떠 있는 상태가 되어 부유물이 덜 달라붙는다. 그러나 교각 아래 높이 정도로 물이 불면 어느 다리나 마찬가지로 교각에 쓰레기가 잔뜩 붙은 채 남아 있다.

 

다리의 길이는 356.5m, 폭 3.3m,  나무 다리 길이로는 일본에서 제일 길다고 한다.
어찌 되었건 이런 옛 모습의 나무 다리가 교토 근처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영화계로서는 좋은 일이다. 실제 여러 시대극들이 교토에서 촬영되는데, 주위의 현대적 건물이 보이지 않는 이 다리도 수많은 시대극의 주인공들이 수없이 건넜다고 한다.
또한 작은 명소가 되다 보니, 이 다리를 보전하자는 자원 봉사자들이 생겨 망가진 부분들을 수리해 가며 이 지역의 한 명물로 만들고 있다.

 

 

 

 제방 안쪽의, 강의 퇴적물이 쌓인 넓은 땅에 녹차밭이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위해 검은 시트를 쳐 놓고 재배해서 예전에 이런 밭을 처음 보고 너무 신기하게 여겼더니
그걸 기억하시고 이렇게 찍어서 보내주셨다.

 

참 깔끔하게도 녹차밭을 가꾸어 놓았다.

 

 

아줌마와 그 친구분들.
녹차밭을 보며 우리 생각을 하고 오래간만에 얼굴을 보여주자며 찍으셨단다.

여기 계신 분 중에 직업이 대학 교수, 고교 국어 선생님인 분이 계신데,
직업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들 관심이 많은 분야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하며 여행의 주제를 찾는다.

내가 이 분들이 편하게 여겨졌던 이유중의 하나가 이런 나들이 "의상"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의 선입관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뭔가 운동이나 취미활동 한다면 우선 "의상 선택"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분들은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와 좋다.

 

 

제방 안쪽은 녹차 밭, 제방은 자전거 길, 바깥쪽은 논.

나무다리 근처의 보통 다리들.

 

 

 

 

위의 두 사진은 나무 다리근처에 있는 이와시미즈하치만구(石淸水八幡宮)라는 유명한 신사에서 찍은 것이다.
하치만구(八幡宮)라는 이름이 붙는 신사가 전국에 3-4만개 있다고 전해지는데, 그 중에서 3대 신사로 뽑히는 곳이다.
(나머지는 大分縣
宇佐市의 宇佐神宮、神奈川縣 鎌倉市의 鶴岡八幡宮)


이 곳에 들러 "
京都自然200選"에 들어가는 커다란 나무를 재어 기록하는데, 이렇게 큰 나무를 찾아다니시는 것을 즐거움으로 알고 계시는 친구분이다.
덕분에 우리도 교토후에 있는
거목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 나무는
樹齡이 약 700년, 밑둥 둘레가 7.5m, 높이가 24m정도라고 한다.

오른쪽은 이 신사에서 커다란 수리를 몇 년을 걸쳐 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돈이 약 20억엔이라고. 이를 모으기 위해 마련한 행사 준비로 들어가는 입구길에 대나무 통을 두고 나중에 초를 꽂는다고 한다.

 

 

   Home   생 활   그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