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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모래의 해변과 온천의  시라하마

 

오사카후(大阪府)의 남쪽 아래에 있는    와카야마현(和歌山縣)의 시라하마온센(白浜溫泉)은 옛날부터 효험 있는 온천으로 유명하며, 젊은이들에게는 여름철 피서지로 더 유명하다. 부드럽고 흰 모래가 약600m 정도 펼쳐져 있는 작은 해변이지만 이런 해변을 오사카후 근처에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온천은 해변에 바로 붙어있어, 수많은 온센료칸(溫泉旅館,우리에게 '여관'하면 값싸게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지지만,

시라하마 지역의 항공 사진. 하얀 모래 해변이 있는 곳이 온천이다.

일본에서는 1박에 2-3만엔을 내고 정갈하고 맛있는 요리를 한 상 가득히 대접받고  온천에 들어가 여유있게 쉬는 곳이다)이 있으며, 여기에 왔다가 그 날로 돌아가는 여행객들을 위해서 공중 목욕탕인 '외탕(外湯)'과 '노천온천(露天溫泉)'이 모두 8개나 있다.  

이런 이유로 5월 어느 날, 우리도 바다 구경도 하고 온천에도 들어갈 생각으로 집에서부터 약 네 시간을 열심히 달려서 왔다. 묵을 곳을 미리 예약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개기는 마음으로 도착해서, 이 지역 안내 잡지를 보고 값싼 '시라라(しらら)'라는 해변 바로 옆에 있는 민숙(民宿)을 찾아 들어가게 되었다.

해변과 그 뒤에 있는 '시라유'라는 공중 목욕탕.

그렇지만 호텔이나 온센료칸보다 저렴하다고 해도 1인당 7500-8500엔(아침,저녁 식사 포함)은 내야 한다. 어찌 되었건 딱 하나 남은 방에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 저녁 식사 전에 일단 온천에 들어가기로 해서 간 곳이 민숙 바로 앞에 있는 오래된 外湯 '시라유(白良湯)'이다.1층에는 휴게실이고 2층에 탕이 있는데, 탈의실로 들어가 보니 조금은 황당스러웠다.    

남여 탈의실과 탕이 입구는 달라도 약2.5m 높이의 나무 벽으로 나뉘어 있을 뿐 그 위로는 통해 있고,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주인이 앉아서 입장권을 받는 자리가, 조금 높은 위치에 벽을 가운데 두고 남여 탈의실에 걸쳐서 있어서, 양쪽을 다 내려다볼 수 있도록 있는 것이다.  내가 들어간 시점에는 여자 주인이 앉아서 연신 남자 탈의실 쪽을 내려다보고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혹시 남자 주인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때라면...   오래된 온천의 주인도 할만한(?) 직업이다.

피로를 어느 정도 풀고 해변으로 나가니 하얀 모래의 감촉이 너무 좋았다.  하루 종일 밟고 있어도 발바닥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둘러보니 여기저기 모래 언덕이 있고 포크레인이 모래를 골고루 나누고 있어서 왠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선가 모래를 가져온 것 같아서 안내 잡지에서 찾아보니 호주에서 수입한 모래라고 한다. 매년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모래를 보충하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모래 해변은 있었지만 주로 바위가 많아 특색있는 해변이 되지 못했는데,  이런 방법으로 해변을 만들어 놓아 사람들이 몰리니 온천도 선전을 할 수 있어 지역의 부흥을 꾀한다거나 할까.
아직 피서철이 아니어서 사람들은 많지 않았으나, 밤에 해변가에서 벌어지는 폭죽 터트리기는 여전해서, 소음 때문에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   해변가 시끄럽기는 어디나 똑같다.

다음날 아침, 대충 아침을 먹고 이 근처의 유명한 곳을 가 보기로 했다. 먼저 '센조지키(千疊敷)'라는 바닷가 바위를 찾아갔는데, 정말 말 그대로 일본의 타다미를 천 장 정도 깔아놓은 듯한 넓이의 크기다.

사진 한 방 찍기 위해서 바위로 내려가 보니,  바위 전체에 사람들이 자신의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았다. 바위라고 해도 뾰족한 무엇만 있으면 쉽게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을 수 있을 만큼 무른 바위다.  사방 가득히 '누구와 누구는 사랑해요'라고 잔뜩 새겨져 있길래  농담으로 '이런 것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 이름은 없나?'라고 말하며 발 밑을 보니 왠걸 자랑스러운(?) 두 이름이 하트마크 안에 새겨져 있었다.

'센조지키'라는 넓은 바위. 사진 한 컷트에 다 들어가지 못했다.

일본의 작은 해변가 마을에까지 와서 바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다니 참 대단하다. 바위 전체가 거의 이런 내용으로 덮여있으니 이름을 차라리 '사랑바위'라고 바꾸는 편이 낳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을 보고 나니 다른 곳에 가 보아도 마찬가지로 별로 구경거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바닷가 길을 따라 바다 구경이나 하며 오사카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가다 보니 '엔게츠도(円月島)'라는 작은 섬이 보여서 기념 사진 한 방.  섬 가운데 구멍이 있어서 시간과 장소만 잘 맞추면 저녁에 지는 해가 구멍을 통해 보인다고 한다. 왠만한 관광 안내지에는 그런 사진이 실려 있다.

'엔게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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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큼 가다가 또 정말 구경거리가 없다 하며 아침에 민숙에서 받은 관광 안내지를 뒤적이는데 엔게츠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환희신사(歡喜神社)'라는 곳이 있길래, 이름이 다른 신사들과는 좀 달라서 또 속는 셈치고 가서 보니...

입장료를 500엔이나 내고 들어가서 관람 순서에 따라 처음 본 것은 정확히 어느 종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로 性에 대한 조각품을 잔뜩 전시한 것이다. 이런 것이 있다고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눈앞에 실물로 있다니...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 다음 순서로 가보니 기가 막혔다.

'환희신사'의 조형물. 이 사진을 실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척 망설였다. 외설적인 내용이 아니라 단순히 일본 어느 신사의 숭배 대상이라고 보아 주시길...

이 신사가 생긴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전시관 뒤의 작은 절벽에 바위가 하나 있고 거기에 구멍이 이상한 모양으로 뚫려있다. 그것이 여성의 성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렇게 '신사'라는 것까지 만들어서 '성스럽게 보존'중인 것이다. 참 대단한 발상이다 하며 마지막 순서로 가보니... 말을 잃었다.  

남자의 성기를 나무로 큼직하게 깍아서 세워 놓고 그 앞에서 손뼉 세 번을 치고 절을 하라는 식(보통 다른 신사에서는 그렇게 한다)으로 만들었으니... 그 앞에는 복(?)을 빌며 돈을 넣는 돈통도 있다. 또 한 옆에는 시멘트로 남여 성기를 큼직하게 만들어 색칠까지 해서 모셔 두었다. 그리고 이 건물 옆에는 이 신사만의 선물 가게가 있는데 모든 제품들이 주로 남자의 성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런 것 사는 사람도 있을까.   

인간에게 性에 대한 욕망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런 비슷한 형태의 의식이나 조형물이 어느 나라(우리나라에도 동해 어딘가에 있다고 들었다)에나 전해져 내려오지만 그래도 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상업적인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것이 소위 Sex shop을 운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자기 지역의 무엇인가 작은 것이라도 특별한 것을 찾아내서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좋지만, 도가 지나쳐 그 특별한 것이 가진 '의미와 품위'가 우습게 보일 정도가 된다면 안 하는 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과연 이 신사를 자랑스럽게 여길까.

 

 

위의 내용을 써놓고 10월 경에 "한국민속촌"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재미나고 신기한 것을 발견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性)에 대한 신앙이 잘 드러난 것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본과 같이 비교하자는 의미에서 여기에 올리려고 한다.

입구에 세워놓은 바위인데 어쩐지...

곡식과 더불어 남자의 성기를 나무로 깎아서 높이  달아 놓았다.

호남 지방의 가옥이라고 기억되는데, 집 입구에 솟대를 세우고 여러 물건을 매달아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한다. 그 밑에는 정화수를 떠놓고 기원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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