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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의 요코즈나(橫綱)  마구세(馬谷)온천 望鄕の湯

 

이전에 나가노(長野)현의 남서쪽에 있는 유리코(湯里湖)온천에 우연히 들렀다가, 편안하게 노천탕속에 들어앉아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감상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다시 한 번 그 온천 앞을 지나다가 배가 출출해서 온천 옆 식당의 메밀국수(소바)를 한그릇 사먹었는데,  그 식당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보니  여기저기 온천을 소개하면서  유리코온천이  西의 요코즈나(橫綱)라고 한다.  요코즈나는 일본 씨름인 스모의 최정상급 선수에게 붙여주는 직위이며, 스모 대회를 할 때 東西로 편을 갈라, 각각 東과 西의 우두머리격으로 요코즈나가 있다. 이런 것에 비유해서 온천도 다른 온천에 비해 월등히 좋다는 의미에서 쓴 표현이다.


여탕. 바위 건너편으로는 남탕이다. 소리가 다 들리기 때문에 서로 상대편에게 감상이 어떠하냐고 소리치며 묻는다.

그 포스터를 보고는 이 유리코온천이 우리에게만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알고 '역시! 그러면 그렇지'하고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런데 유리코온천이 西의 요코즈나라면 東의 요코즈나는??
 포스터에서 東의 요코즈나는 마구세(馬曲)온천의 望鄕の湯(보우쿄우노유)로 나와 있었다.  이후 여기저기 온천책을 찾아보니  한결같이 나가노(長野)현의 동북쪽에 있는 마구세온천 望鄕の湯(보우쿄우노유)의 뛰어난 경치를 소개하고 있었다. 

야마다(山田)목장에서 하룻밤을 묶은 후 아침 일찍 마구세온천을 향해 떠났는데 도중에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제법 비가 내린다. 좋은 경치 구경하기는 글렀군!   


여탕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 아래 경치.... 가 이 날은 안 보인다.

산중턱에 있는 마구세온천에 도착해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산 밑 계곡으로도 구름이 가득차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는 가봐야지.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산중턱을 깎아만든 노천탕은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 좋았을 뻔 했다.  
온천물은 투명해서 크게 감동은 없었지만 적당히 넓었고 앞이 시원하게 트여있어 기분은 좋았다.  물론 경치는 안개구름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물이 뜨끈뜨끈해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는 오히려 좋았다.  갈길이 머니 비 그치길 기다릴 수는 없었고 아쉽지만 탕에서 나왔다.  


여자 탈의실과 탕.

內湯이 있는 위쪽 온천집으로 올라오니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한다.  유명한 곳이라 1년내내 관광객이 그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 비 내리는 아침에도 우리처럼 극성스러운 사람들이 많네!
비를 피해 추녀밑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는데  왠 삿갓 쓴 아저씨가 말을 붙인다.  심심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국 자기가 쓴 책을 사라는 이야기였다.  책 제목은 "これが溫泉だ(이것이 온천이다)"   자신이 직접 6년간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 들아가 본 노천온천에 대해 쓴 책이란다.  대충 책을 들춰보니 마치 집에서 프린터로 인쇄한 듯 엉성하긴 했지만  책방에서 볼 수 있는 온천안내서가 대부분 여관, 호텔 선전으로 꽉 차 있는데 반해,


내탕(內湯). 바닥에는 돌을 깔고 벽과 탕은 나무로 되어있다. 반질반질하게 타일을 까는 것보다 이런 나무로 만든 욕조가 더 예전의 모습 그대로여서 운치가 있다고 좋아한다.

 이 책은 숲속과 바닷가에 자연 그대로 만들어진 진짜 노천온천에 대해 자신이 캠핑카를 몰고 다니면서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채워진 여행일지였다.
개중에 이미 가본 온천도 있었지만  온천여행잡지에 나오지 않은 그런 숨은 온천도 있었고, 아무튼 우리가 그동안 찾았던 그런 노천온천들이 81군데나 소개되어 있었다. 물론 대부분 홋카이도(北海道) 등 쉽게 찾아가기에는 너무 먼 곳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어쨋든 1,800엔이나 주고 한권 샀다. 책 뒷장에는 " 溫泉旅人  池田一行 " 이라는 저자 싸인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가 온천관련 인터넷싸이트 여러 곳에 소개되어 있다고 해서, 우리도 홈페이지에 소개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池田(이케다)씨가 우리말로 된 이 홈페이지를 읽을 기회가 있을까??


"これが溫泉だ의 저자 池田一行씨와 저서


池田씨가 찍은 마구세온천 望鄕の湯 의 겨울 경치
池田씨가 책을 쓸 때 원칙으로 삼은 것은 "人のふんどしで相撲を取るな"라고 한다. 직역을 하면 "남의 삽바로 씨름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자신이 직접 보고 찍은 것이 아니면 책에 싣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 사진을 실은 우리는 池田씨의 훈도시를 차고 스모를 한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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