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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유마타온천, 뜨거운 쿠즈(葛)온천   秘湯을 찾아서(3)

 


晴嵐莊 산장으로 가려면 출렁다리를 건너야 한다. 


왠만하면 바닥 나무판자는 새로 갈았으면 싶다.

 
비눗물 풀어놓은 듯한 하늘색 온천물에 간간이 검푸른 이끼가 떠다닌다. 그래도 이 물은 온천답게 뜨뜻했다.

결국 噴湯丘를 찾는 데 실패한 후 晴嵐莊 산장으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부탁해 놓고는 노천탕을 찾아갔다.  

요즈음 물이 미지근해졌다는 산장 할아버지의 말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가자 노천탕은 다름아닌 산장으로 들어오는 길옆의 웅덩이였다. 들어오면서 힐끗보고는 연못이나 하수구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런 웅덩이가 근처에 모두 3개 있었는데 구정물이 흐르는 개천에나 있을 검푸른 이끼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 차마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이끼는 별로 없었지만 미적지근한 노천탕 2

그나마 한구석에는 이끼를 좀 걷어냈는지 한 소쿠리정도가 말라붙어 있었다.  3개의 노천탕 중 한 군데를 빼고는 물도 미지근하고 하늘색 물빛은 비눗물 풀어놓은 듯해서 하수돗물 웅덩이와 별로 구분이 안됐다.

여기 들어오려고 그 길을 걸어왔나 싶으니 허무했다. 아예 처음부터 깊은 산속의 신비한 노천탕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면 별다른 기대없이 경치구경이나 잘 하지!  

다시 산장으로 돌아와 조그만 內湯에서 땀에 절은 몸을 닦았다. 내탕은 조그맣긴 했지만 그런대로 따뜻한 하늘색 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미리 주문해놓은 가마메시(솥밥)를 허겁지겁 맛있게 먹고는 배낭을 둘러메고 산장을 나섰다.

지친다리를 끌며 내려오는 길에서 할아버지,할머니 등산부대를 2팀 만났고 학생으로 보이는 한팀을 만났다.  적어도 70-80명은 되어 보이는 이 사람들이 모두 산장에서 묵을 모양인데 그 좁은 內湯이 난리가 나겠지?


허기진 배를 채워준 산장의 가마메시 - 1,000엔


올 때는 아름답게 보이던 지겨운 호수옆 비포장길

 
쿠즈(葛)온천 타카세칸 입구

마지막 터널을 지나 댐으로 나오자 마지막 택시가 한 대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6시간 반 동안 먼길(왕복 21km)을  걷느라 퉁퉁 부운 다리를 온천물에 담가 좀 풀고 가려고, 이전에 보아둔 쿠즈(葛)온천의 온주쿠카지카(溫宿かじか)라는 여관(호텔?)으로 갔지만, 이미 일반객 입욕시간(오후 3시까지)이 지나 있었다.

무슨 미술관 입구처럼 지어놓은 비싸보이는 카지카를 툴툴대며 돌아 나와서는 도로옆 주차장에 차가 잔뜩 서있던 타카세칸(高瀨館) 여관을 찾아갔다. 일반객도 탕에 들어갈 수 있냐고 물으니 괜찮단다.(500엔).


남자 노천탕 여기저기서 온천물이 졸졸 흘러나온다.

 여관 복도 저 안쪽에 있는 내탕을 들어가 우선 뜨끈뜨끈하게 다리를 좀 지지려고 "熱湯"이라고 써있는 물에 덥썩 들어갔다가 놀래서 튀어나왔다. 다시 옆에 있는 "溫湯"엘 들어가서는 너무 뜨거워 이를 꽉물고 덜덜 떨며 참고 앉아 있었다.  

노천탕으로 나가보니  얕으막한 나무에 둘러싸인 넓직한 탕은 한쪽면 여기저기서 대나무통을 통해 온천물이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투명한 온천물은 뜨거워서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아마 지금까지 가본 노천탕중에서 제일 뜨거운 것 같았다.

온천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있다보니 우리나라 시골길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조그만 부채같은 분홍색 꽃이 피는 이름 모르는 나무위로 저녁햇살을 받은 하늘이 점차 붉어지고 있었다.  어릴 적 서대문 너머 어느 절에서 보았던 정겨운 저녁풍경을 여기 나가노의 산골짜기 온천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결국 들어갈 수 없었던  2개의 비탕에서 생긴 앙금이 여기 쿠즈온천의 타카세칸 여관의 뜨거운 온천물에 모두 녹아버렸다.


여탕 - 남탕에 비해 좀 좁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숲에서 캑캑거리며 떠들던 원숭이들을 과자를 던져주며 불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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