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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호쿠(東北地方)로 가는 길 (2)

 

전날 아키타현(秋田縣)의 이와키(岩城)휴게소에서 풍력 발전 구조물 아래에서 걱정을 하며 눈 감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퍼득 눈을 뜨니 아무 일 없이 구조물의 날개가 우웅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다행이다.
너무 일러서 그런가 아침 먹을 곳이 없어 그냥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새벽이고 바닷 바람에 써늘하니 어딘가 가서 따뜻한 국물을 마시면 좋겠다.

이제 완전히 비구름과는 멀어진 것 같다. 맑은 하늘에 차창 밖이 눈이 부셔서 바다가 안 보인다.
이제 진짜 여름 더위가 시작되나... 그러나 자동차 바깥으로 나오면 "가을 바람"이 분다.
어쩌면 하늘도 가을 하늘같은데, 그 아래 보이는 것은 잘 자란 벼들의 넓은 논이다. 여기가 그 유명한 아키타 평야인가 보다.
잠시 길 옆의 슈퍼 주차장에서 쉬면서 도로옆을 보니 변함없이 서 있는 것이 있다. 전에 여기를 지나면서 왜 도로옆으로 철판으로 만든 블라인드가 쳐져 있을까 무지하게 궁금했다. 혹시 밤에 불을 켜고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벼 생육에 문제가 생겨서 빛을 막으려고 그러나?
그러면 도로 양 옆에 쳐야지 왜 한쪽에만 했을까? 풀지 못한 의문이었는데, 이번에 또 보게 되었다.

사진의 이 곳은 코토오카마치(琴丘町)라는 지역에서 서쪽,
즉 바다쪽 평야를 보고 찍은 것이다.
이 평야는 원래 하치로가타(八郞潟)라는 호수로, 일본에서 두 번째(첫번째 滋賀縣의 琵琶湖)로 큰 호수였는데, 식량증산을 목적으로 20년의 세월과 약 850억엔을 들여서 17,000ha의 간척지로 1977년 준공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가타무라(大潟村)라는 간척지에선 그 유명한 아키타코마치(あきたこまち, 1982년)라는 품종의  쌀이 생산된다.  이런 곳이니 만큼 벼를 중히 여기지 않을까 했는데, 나중에 이 곳에 사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평야를 가로질러 도로가 나 있기 때문에 바람이 불 때는 장난이 아니라고.
그래서 자동차를 보호하기 위해 바다쪽으로 블라인드를 세우고 자동 조절로 내렸다 올렸다 한다고.
에구~ 우리가 너무 넓은 평야에 감격을 했나보다.


타키노마역(瀧ノ間)    여기에는 하루 열차가 여덟 번 지나간다고 한다.

평야를 지나니 다시 산과 바다만 있고 가끔씩 집들과 그 근처에 있는 작은 역이 보인다.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차를 세워서 철길로 내려가 보았다. 워낙이 다니는 열차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비만 피할 정도의 달랑 건물 하나에 철길 옆으로는 담도 없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참을 해도 한 냥짜리 열차가 올 기미가 안 보인다. 이 철도와는 인연이 여기서 끝인가...

이 철도는 JR고노센(五能線)이라고 해서 秋田縣의 東能代驛에서부터 靑森縣의 川部驛까지 147.2km를 달리는데,
바다와 白神山地, 岩木山 등을 돌아 경치가 멋있다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런 열차를 여유있게 한 번 타지도 못하고 열심히 그 옆 도로만 달린다는 것이 너무 쪼들리나...

 

새벽부터 달려서 낮 12시 드디어 아오모리현(靑森縣)에 입성 !!!  
산길을 넘어 내려가는 길목에 작은 휴게소가 있고, 주차장 한 켠에 오징어를 말리고 있다. 딱 이 모습이 아오모리의 모습인 것 같다.
우리와 비슷하기도 하고. 대충 위도상으로 북쪽의 영변이란 곳이 이 곳과 맞지 않을까 싶다.
동해안에서 보던 오징어를 여기서 보니 왠지 아오모리가 반갑다.

반 건조 구운 오징어를 씹으며 씹으며 아오모리현으로 들어와, 뭐 구경할 곳이 없을까 했더니
시라카미 산지의 아오이케(白神山地 靑池)가 바로 근처다.
여기를 지나면 전에 갔었던 불로불사(不老不死) 온천이다.

 

온천을 지나니 다시 이런 한적한 길이다. 하긴 뭐 계속 우리만 다니는 길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차들이 없었다.
아까 아키타현에서 들렀던 JR고노센(五能線)의 연장이다. 작은 집 하나 달랑, 아무 것도 없다.
여기 플랫포옴에 서면 열차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바다를 기다리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느낌도 우리같은 뜨내기나 그렇지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덤덤하겠지.


JR고노센(五能線)의 토도로키 역(
?木)


썰렁한 토도로키 역사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후카우라마치(深浦町)의 키타카네가사와(北金ヶ澤) 지역에 있는  안내판

기차역을 마지막으로 찍고 10분쯤 더 달렸나, 도로옆에 조그만 안내판이 얼핏 보이는데,
"일본에서 제일 큰 은행나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글이다. 지나칠 수 없지. 차를 세우고 바라보니 엄청 크다. 높다. 저거 은행나무 맞어?
이 곳의 은행 나무는 수령이 1000년 이상이며, 높이는 31m, 밑둥 둘레는 22m라고 한다.
크고 굵은 것만 해도 놀라운데 더 입이 안 다물어지는 것은, 그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이 나무를 "타라치네(垂乳根)의 은행"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젖이 늘어진 은행"이다.
언제부터인가 출산은 했지만 젖이 잘 나오지 않아 걱정인 애기 엄마가 이 곳에 와서 빌면, 영험을 받아서일까, 젖이 잘 나왔다고 한다.
실제 왜 이렇게 나무가 늘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긴 세월동안 누군가의 절절한 마음을 보살피며 대신한 고통의 무게인가...


나무의 밑둥과 사진 오른쪽 아래의 사람 다리를 비교


어김없이 나무 옆에는 신사라고 해야 하나... 꼭 있다.


주차장에서 보면 너무 무성하다


은행 나무가 있는 동네의 어느 창고


은행 나무를 보고 다시 나오는데 논 옆의 어느 집 창고가 눈에 뜨인다.
창고가 맞을 것 같은데 참으로 색깔 감각이 특이하다.
여지껏 남쪽 지역에서 이런 식으로 창고를 칠해 놓은 곳을 본 적이 없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토호쿠 지방의 토착민인 아이누민족(
アイヌ)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토호쿠로 가는 길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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